올해의 신행주제로 ‘3다’운동을 전개하겠다는 포부를 이미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는 감사하라, 감동하라, 감탄하라는 표어로 ‘3감’운동을 추진했는데 나름의 반응이 있었다. 이번의 ‘3다’운동은 일종의 칭찬릴레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이 죽을 때는 ‘윽’하고 죽는 것이 아니라 ‘껄껄껄’하고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더 잘해줄 껄, 더 좋은 일 할 껄, 더 사랑할 껄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생을 후회한다는 데서 생긴 표현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껄껄껄’보다는 ‘다다다’하고 최후의 말을 전하면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지들에게 고맙다, 수고했다, 잘했다는 유언을 보내면 원망도 미련도 없는 아름다운 마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인생의 종착지에서 이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 속에서 실천하는 일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착안에서 신행운동으로 끌어온 사연이 여기 있다.

기본적으로 고마운 게 참 많다. 동트는 아침의 기운과 맑은 공기는 누가 제공하는 것인가.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값 치르고 구입한 적이 있는가. 흐르는 샘물과 구름 속의 달빛은 어떤가. 이렇게 소중한 것은 모두 공짜니까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나 혼자의 능력으로 사는 것 같지만 자연과 이웃의 도움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면 고맙다는 표현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수고했다 말하는 것은 그 일에 대한 인정이며 노력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수고는 수고(受苦)라고 쓰고 싶다. 그러므로 다소 불편한 상황이더라도 그것을 적극 수용하여 즐기라는 불교적 지혜가 숨어 있다. 그러니까 수고했다는 것은 불편한 것을 잘 이겨냈다는 찬사다. 잘했다는 것은 칭찬이며 용기를 주는 말이다.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언사시(言辭施)에 해당된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주문이 <천수경> 첫 구절에 실려 있어서 흥미롭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칭찬의 축원으로 바꾸면 이렇다. “잘했다! 참 잘했다! 아주 잘했다! 모든 일이 잘 될꺼다!” 

[불교신문3275호/2016년2월22일자] 

현진스님 청주 마야사 주지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