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옥련사 찾은 금강회 108순례단

 

부산 금강회 108순례단이 회향법회차 2월16일 강진 옥련사를 찾았다. 주지 경희스님과 총무 일조스님(사진 왼쪽부터)이 순례객들에게 스님이 직접쓴 진언과 경구를 선물로 전달했다.

지난 16일, 남도 땅끝 강진 옥련사에 귀한 손님들이 왔다. 부산에서 매달 한번씩 3사순례를 떠나는 금강회 108순례단(단장 조타연) 불자들이다. 특별하게도 이날은 3년간 전국의 108곳 사찰순례를 마치길 3차례나 한 뒤 회향하는 날이다.

70이 넘은 노구에도 선원에서 동안거를 마치고 돌아온 옥련사 주지 경희스님은 순례단원들의 손을 잡으며 반겼다.

“장하고 장합니다. 날도 추운데 불법을 구하러 먼 길 오시느라 수고들 했습니다.”

불교도시 부산의 불자들이 불교세가 가장 열악하다는 남도의 작은 사찰을 찾은 데는 사연이 있다.

일 년 전이었다. 강진지역을 순례하고 돌아가던 금강회 순례단은 옥련사 팻말을 보고 무작정 산길로 올랐다. 그때도 추운 겨울이었다. 예고 없던 방문에도 노스님이 반갑게 맞이하더니 차를 내고 음식을 내놓으며 몸이라도 녹이고 가라했다. 주지 경희스님이었다. 스님은 항상 베푸는 것이 몸에 배었다. 누구든지 절에 오는 이는 물이라도 마시고 가야 직성이 풀린다.

순례단원들은 갑자기 찾은 작은 사찰에 폐를 끼치지 않을까 미안해했다.

“스님이 고구마를 삶아주셨는데 그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순례단 총무 김순화 보살은 “진짜 부처님 집에 왔고, 불자라는 자긍심을 느꼈다”며 일 년 전을 회고했다.

순례단원 모두의 마음이 그러했다. 부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108순례 회향은 옥련사에서 하기로 결의했다.

금강회의 108순례는 10년 전부터 시작했다. 매달 음력 20일에 떠나는 108순례는 이번에 세 번째 회향이다.

옥련사는 순례단이 온다는 소식에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유주무주 영가 천도재를 준비한 것이다. 옥련사 총무 일조스님은 “사찰을 순례하는 것은 살아있는 이들에게 좋은 공부이다”며 “천도재를 통해 유주무주 영가들의 극락왕생과 108순례단의 무사안전을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법회가 끝나고 노스님은 순례단원들에게 총무스님이 직접 쓴 ‘옴 마니 반메 훔’ 진언과 부처님 말씀이 담긴 글귀를 전달하며 당부했다.

“염념보리심 처처안락국(念念菩提心 處處安樂國)이라 했습니다. 어디에 가든 부처님을 놓지 않으면 그곳이 극락입니다.”

변함없는 옥련사의 베풂에 순례단도 그냥 받지만 않았다. 순례단 조타연 단장은 “옥련사에 물이 부족해 우물불사를 준비중”이라며 “회향을 기념해 십시일반 우물불사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건만 옥련사 대웅전에서는 우물불사 동참을 위해 권선문 쓰느라 북적거렸다.

금강회 108순례단은 10년전부터 매달 108순례를 다니는 불자들의 신행단체이다. 3차 회향법회를 마치고 옥련사 스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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