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 ‘수행점검표’ 실천하는 젊은 불자들

지난 2월13일 대불련 법당에서 만난 대불련 집행부가 스스로 작성한 수행점검표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진 대불련 간사, 전혜정 조직부장, 이경수 회장, 조용석 지도위원장.

제7대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스님) 집행부가 작년 11월 발간한 ‘지혜를 닦고 자비를 실천하는 수행점검표’는 신행혁신운동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수행점검표’는 신도들의 수행체계 정립을 위한 기초 안내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불자들을 종단 차원에서 양성하고 독려한다는 취지다.

각자가 선호하는 수행법을 택해 재적사찰에서 입재식을 한 뒤 1일 수행 정도를 스스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수행덕목은 오계, 기도, 염불, 독경, 간경, 사경, 참선, 절, 애어, 인욕, 보시, 이행, 전법 등 다양하다. 매일 자신이 선택한 수행을 표에 기입한 뒤 실천한 분야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면 된다. 아울러 30일, 60일, 100일 등 일정 기간을 정해 기도수행하길 권유하는 방식이다. 수행하는 동안 성의껏 개인보시금을 모아 정진기간이 끝나면 재적사찰에 기부하는 점도 특징이다. 대승불교의 실천행인 6바라밀을 완수할 수 있는 것이다.

불자 대학생들이 솔선수범하고 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는 신년 벽두부터 집행부를 중심으로 수행점검을 시작했다. 공통의 실천덕목과 함께 자기에게 필요하다 싶은 수행법을 택해 실천한 뒤 2주 마다 한 번 씩 모여 각자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한다. 보름마다 모여 자신의 일상을 고백하고 잘못을 참회하는 스님들의 아름다운 전통인 포살과 비슷한 맥락이다.

혼자 하면 금방 포기할 것 같아서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기로 했다. 함께 활동하는 선배, 후배 법우들이 한마음이다. 이현진 대불련 간사는 “마침 대학생들 사이에 수행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어렵지 않으면서도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것들이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대불련 사무실 법당에 오면 반드시 3배, 매일 아침 예불, 따뜻한 말만 하는 애어(愛語)가 이들에게 주어진 공통의 과제다.

이밖에 불서 30분 이상 읽기, ‘허그’를 3번 이상 해주기 등 자기에게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며 보다 청정하고 건실한 불자가 되어간다. 전혜정 조직부장은 “개인적으로 조금 게을러서 지각 안하기를 스스로와 약속하고 ‘조직부장’이란 소임에 걸맞게 ‘하루 3명 이상의 법우에게 전화해 안부 묻기’를 꼭 실천하기로 했다”며 “날마다 새로운 발심으로 수행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불교적인 안목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조용석 대불련 지도위원장은 “예컨대 애어가 과연 듣기 좋기만 한 말인지 따끔한 질책이라도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면 애어인지, 불교의 교리와 상식에 대해 함께 묻고 답하며 올바른 불교관을 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회장은 “아침마다 예불을 하면 불자로서의 긍지와 더불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청년 대학생 포교의 발원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포교원은 수행점검표 1만 부를 제작해 전국의 불교대학과 신행단체에 배포하고 있다.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원철스님은 “생활과 수행이 둘이 아님을 신도들에게 인식시키고 수행의 생활화를 유도하기 위해 수행점검표를 만들었다”며 “짧게 하더라도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한 수행을 통해 불자로서 사회의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보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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