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3차 녹색포럼서 강조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자연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 인간처럼 대우 받아 마땅한 존재다. 심각한 자연 파괴와 생태 위기를 겪고 있는 현 시대, 인간과 자연을 불이(不二)로 보는, 불교의 전통적 선 사상에 기반한 생태주의가 해법이 될 수 있다.”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오늘(1월23일) 인간과 자연을 분리(分離)가 아닌 불이(不二)로 보는 불교의 생태적 지혜를 강조했다. 그는 2004년 동국대 선학과에서 <선(禪)의 생태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불교의 선사상을 기반으로 한 생명‧생태관을 연구해왔다.

서재영 책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불교여성개발원 교육관 지혜실에서 열린 불교환경연대 ‘제3회 녹색불교포럼’에서 ‘선의 생태적 상상력과 지혜-인간과 자연의 不二에 대한 깨달음’을 주제로 강연하며 생명 존중 사상을 강조하는 불교 사상을 기반으로 한 생태주의가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제시했다.

서 책임연구원은 “불교의 선(禪)에서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즉 하늘과 땅은 나와 더불어 같은 뿌리이고 만물이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는 관점으로 자연을 바라봤다”며 “그러나 대지를 모든 생명의 어머니, 즉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했던 고대사회가 지나고 과학혁명의 17세기가 지나면서 이성과 합리는 인간과 자연을 서서히 분리시켰다”고 설명했다.

과학적 근거로 논리적 답을 이끌어 내야했던 17세기 과학혁명은 살아있는 존재였던 자연을 죽은 존재로, 우주의 모든 존재는 유기체가 아닌 기계와 같은 존재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는 인식이 확장되면서 타자로 전락한 자연은 죽어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졌고, 이러한 가치관 속에서 인간에 의한 자연파괴는 정당화됐다. 이는 결국 인간 스스로 자연, 곧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서 책임연구원은 ‘의정불이’, ‘초목성불론’, ‘티끌하나 속의 우주가 들어있다(一微塵中含十方)’ 등을 언급하며 인간과 자연은 둘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임을 역설했다. 그는 “모든 중생은 각각의 개체이자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면 초목에게도 불성이 있다는 것이 불교의 생명관”이라며 “때문에 모든 생명체는 존중 받을 자격이 있으며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불교의 자비사상”이라고 설명했다.

서 책임연구원은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은데다 시간이 갈수록 많은 부분이 고갈돼 가고 있으며 여기에 인간 중심,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더해지면서 생태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며 “인간이 자연을, 스스로를 파괴시키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태적 무명을 밝히는 새로운 철학과 깨달음이 필요하며,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불이사상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이밖에도 불이와 중도를 자각하는 선의 깨달음, 생태적 무명을 깨우는 불교의 지혜, 고대사회와 17세기 등 시대별 생태주의 가치관, 동서양에서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불교환경연대가 1월23일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제4차 녹색포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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