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는 보시공덕을 노래하라

“세 가지 즐거움 열게 해주는 안내자이자

일곱 가지 번뇌 없애 불도 여는 첫 관문”

대승불교는 자신의 구원만을 바라는 종교가 아닙니다. 보살이 세상의 행복과 자신의 성불을 함께 추구하는 종교입니다. 만약 당신이 보살이라면 사람들을 보시바라밀과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바라밀에 서도록 권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신은 반야바라밀을 배워야만 합니다. 그래야지만 다른 이들을 육바라밀에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지도론> 제30권에서는 다시 한 번 육바라밀에 대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번 내용은 보살이 사람들에게 보시바라밀을 일러주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마구잡이로 보시하라고 이르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차츰차츰 보시바라밀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그 단계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가장 먼저, 보살은 중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보시를 해야 합니다. 가난은 커다란 괴로움입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온갖 악행을 지어서 삼악도에 떨어지니 그러면 안 됩니다. 삼악도에 떨어지면 구원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살의 이런 말을 들은 중생들은 삼악도가 무서워서라도 인색한 마음을 버리고 보시바라밀을 행합니다. 이어서, 보살은 중생들에게 온갖 인연과 비유를 들어 인색함을 부수도록 설법하니, 이렇습니다.

“인색함이란, 제 자신에게 필요한 것조차도 아까워서 쓰지 못하며, 필요한 것을 구하는 이를 만나면 마음이 더럽혀지고 표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생에도 목소리와 용모가 추악해지고, 악업을 지은 까닭에 다음 생에도 추한 모습을 받게 됩니다. 지난 세상에서 보시의 인연을 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생에서 가난하고 천한 몸을 받습니다. 재물을 아끼고 집착하며 구하는 마음이 쉬지 않기 때문에 온갖 죄의 문을 열고, 하는 짓마다 모조리 악한 일인 까닭에 악도에 떨어집니다.”

이어서 보살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생사윤회 하는 가운데 이로움이 되는 업으로 보시보다 더 나은 것이 없습니다. 이번 생과 다음 생에도 뜻하는 대로 일상에서 필요한 것을 다 갖게 되는 것은 보시에서 옵니다.”

보시는 세 가지 즐거움을 열게 해주는 좋은 안내자이니, 세 가지 즐거움이란, 천상의 즐거움과 인간 세상의 즐거움과 열반의 즐거움입니다. 

이 세 가지 즐거움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즐겨 보시하면 그 사람의 명성이 널리 퍼져 사방에서 사람들이 기꺼이 그를 믿고 따르며 사랑하고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대중들 속에 머물러도 두려워할 것이 없고, 죽을 때에도 후회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즐거울 수밖에요. 이 사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시로 인해서 번뇌를 없앴고, 그로 인해 열반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시함으로써 대략 일곱 가지 번뇌가 없어지는데, ①인색함이란 번뇌가 깨집니다. ②성냄의 번민이 없어지니, 받는 자를 자애롭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③질투하는 마음을 쉬게 됩니다. ④교만이 없어지니 받는 자를 공경하기 때문입니다. ⑤의심의 그물이 저절로 찢어지니 보시하기로 마음을 굳히기 때문입니다. ⑥그릇된 견해가 없어지니, 보시의 과보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결국 ⑦무명을 제거하기에 이릅니다.

또한 이어서, 보시는 세 가지 즐거움을 여는 것에서 멈추지 않으니, 더 나아가 한량없는 불도(佛道), 세존 계신 곳의 문을 연다고 일러줘야 합니다. 불도란 바로 육바라밀이며, 보시는 그 첫 번째 문이요, 나머지 바라밀행은 그 뒤를 따릅니다. 이처럼 보시에는 한없는 공덕이 있음을 들려주어서 중생들로 하여금 보시바라밀에 우뚝 서게 합니다.

[불교신문3267호/2017년1월21일자] 

이미령 전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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