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等…부처님의 또다른 명호

무등산 정상 입석대 아래에 있는 장불재는 부처님이 길게 누워 계신다는 뜻으로 와불을 의미한다. 광주동구불교연합회는 해마다 장불재에서 광주발전을 기원하는 산신재를 봉행한다.

광주시민은 ‘광주’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이미지로 ‘무등산’을 꼽는다. 지난해 광주문화재단이 실시한 광주문화지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2%가 무등산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5ㆍ18민주화운동-빛고을-광주비엔날레-기아타이거즈 순이었다. 광주의 진산 무등산은 해발 1187m로 도심 속에 자리한 높은 산이지만, 급경사가 없어 아버지, 어머니의 등과 같이 편안하고 포근한 산이다. 고려 때까지만 해도 무등산에는 사찰이 무려 200여 곳이 자리해 있던 불국정토이기도 하다.

지금도 무등산에는 증심사, 원효사, 규봉암 등 사찰을 비롯해 비로봉, 반야봉, 장불재, 삼존석(관음, 여래, 미륵)과 의상봉, 윤필봉, 규봉의 법화, 설법, 능엄 등 여러 대(臺)가 자리해 있어 그대로가 부처님 산이다. 광주에 있는 학교의 교가는 대부분 ‘무등산의 정기를 이어받아’로 시작한다. 광주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무등산과 함께 살아온 것이다.

무등산은 2013년 우리나라에서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국가가 보호하는 명실상부한 명산이 되었다. 무등(無等)의 사전적 풀이는 ‘등급이나 차별이 없다’는 것으로, 불교의 무등등(無等等), 무유등등(無有等等)에서 유래됐다. ‘비할 데 없이 높고, 등급을 매길 수 없다’라는 뜻이다. 이는 가장 높아 견줄 이가 없는 분, 다시 말해 부처님을 뜻한다. 그래서 무등은 부처님을 뜻하는 또다른 명칭이기도 하다.

<천수경> 준제게송에서 ‘우차여의주 정획무등등(遇此如意珠 定獲無等等)’이라 노래한다. 준제진언은 여의주와 같아서 진언을 외우고 그 뜻을 놓치지 않으면 기필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에도 진언에 앞서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故知般若波羅密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라 한다. 그러므로 이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한 주문이며, 가장 밝은 주문이며, 가장 높은 주문이며,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다는 것으로 부처의 경지를 말한다. 견주어 비할 바 없는 ‘무등(無等)’, 광주는 부처님이 상주하고 있는 고을이다.

[불교신문3267호/2017년1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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