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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혐오 금지 ‘사회적 합의’…제도적 장치 ‘절실’2017 신년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왜 필요한가

성별 장애 인종 종교 전 영역
선진국은 법제화, 가중처벌도
비정규직 등 과제 적지 않아…

#지난해 강남역 인근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생면부지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30대 남성 피의자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로 “여자들에게 무시당했다”고 진술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다. 이 사건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를 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시 사건은 여성 차별, 여성 혐오 문제를 돌아보게 했다. 

#타종교의 일부 성직자와 신도들의 지나친 선교행위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조계사 경내에 개신교인들이 난입해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개신교 신자들이 ‘봉은사 땅밟기’라는 기독교식 예배를 올려 파문이 일었다. 이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저지른 일이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상식을 벗어난 행위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 성별이나 장애,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와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가중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종단이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선언하고 법 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선언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종단에서도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공공영역에서의 정치나 종교적 신념 표출뿐만 아니라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특히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채택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인권법’ 등 이름은 달라도 법과 제도로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 종교나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증오심을 갖고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 처벌하는 증오범죄예방법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혐오범죄방지법’, 영국의 ‘평등법’, 스웨덴의 ‘증오언론금지법’ 등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차별을 광범위하게 방지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지켜나가고 있지만, 국내에서 관련 제도가 도입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보수 개신교에서 여전히 종교 자유의 침해와 동성애 합법화 등의 이유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웃종교계를 설득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적극 앞장설 것을 공언한 종단 또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중앙종무기관을 비롯한 산하단체, 학교 및 의료시설 등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문제가 있으며, 승단 내부의 비구 스님과 비구니 스님 간의 차별도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불교계 스스로 차근히 풀어나가지 않는다면, 대사회를 향한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향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종교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와 소수자 등과 폭넓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21세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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