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 사찰교육기관 교수 스님 연찬회 개최

해인사승가대학장 무애스님이 토론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요즘 ‘거꾸로 수업’이 화제다. 주입식 강의 중심이 아닌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사찰승가대학에서도 ‘거꾸로 수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은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사찰교육기관 교수 스님을 대상으로 연찬회를 개최했다. 스님들은 학인참여를 유도하는 교습법을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불학연구소장 수경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연찬회에서는 일찌감치 토론방식을 도입해서 활용하는 승가대학 사례가 잇따라 소개됐다. 운문사승가대학서 심리상담을 강의하는 서광스님은 “학인 스님들은 수업준비시간이 충분치 않고 토론 자체를 어려워한다”며 “질의응답, 발표, 사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며 수업 분위기를 전했다. 스님은 “가능하면 숙제를 주지 않고 수업시간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수업시간에 떠오르는 어떤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옳고 그름을 따져 학인에게 실패했다는 감정을 주기보다 쉽고 재미있고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인사승가대학장 무애스님은 “전통분위기 해체되지 않으면 힘들다”며 “강사는 논의할 주제를 던져주고 인내심을 갖고 학인들이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 절하게 개입해 가지를 쳐주거나,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찰교육기관 교수 스님 연찬회

봉녕사승가대학 학장 도혜스님은 “전통강원에서 이어져 오던 논강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세대와 젊은 세대는 생각부터 다르다”며 “강사가 학인 스님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다보면 생각이 한정될 수 있다. 학인들이 스스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이끌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토론문화가 정착될 정도로 승가교육 현장이 녹록하진 않다. 특히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장유유서에 대한 통념은 승가 내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의견개진이 아니라 대거리로 여겨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토론문화 정착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수경스님은 “지난 9월 학인토론대회를 보며 학인 스님들은 옛날 학인이 아닌데 제가 예전에 익힌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수업을 해왔다는 걸 느꼈다”며 “학인과 소통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교육방식이 보다 많은 승가대학에서 채택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찬회에서는 교육부장 진각스님이 교육원 주요사업을 소개하고, 김슬옹 인하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를 초청해 ‘토론식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특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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