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탈북자 대상 종교인식조사에서 밝혀져

(데이터 출처: 북한인권정보센터)

 

10명 가운데 4명 기독교, 1명 천주교

탈북 과정에서 종교 접하는 영향 커

소통공간 마련과 심리상담 역할 필요

북한이탈주민 10명 가운데 불교를 믿는 사람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종교를 믿는 이는 절반을 넘어섰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2007년 이후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1만1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교자유에 대한 인식조사’ 등을 분석한 <2016 북한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응답자 1만1030명 가운데 자신의 종교를 묻는 질문에 10.7%인 1180명이 불교를 믿는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44.2%인 4872명이 기독교를, 10.2%인 1121명이 천주교를 믿는다고 응답했다. 종교가 없다고 답한 경우는 29.8%(3177명), 미상(분명하지 않음)은 5.8%(634명)이었다.

북한에서 종교를 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한 북한이탈주민 1만1109명 가운데 99.6%(11069명)는 북한에서는 종교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인정하는 공식적인 종교 활동과 당국이 승인한 사찰, 교회, 성당 등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제외하면 모두 불법으로 파악됐다. 종교 활동은 사실상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종교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대부분 하나원 입소 이전부터 종교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에서부터(33.9%)’가 가장 많았고 중국에서부터(30.6%), 하나원에서부터(29.5%), 중국 외 제3국에서부터(4.2%), 북한에서부터(1.9%)가 뒤를 이었다. 응답자 94%가 하나원에서 퇴소하기 이전에 이미 종교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종교 활동 시작 시점은 다양하게 나타났지만 이들이 종교적 영향을 받는 주된 요인은 북한에서부터 비밀리에 시작된 종교적 접근과 탈북과정에서 종교인이나 단체로부터 받는 지원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서는 “북한 당국이 선교사들의 입국과 활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종교 서적을 탐독하거나 라디오를 청취하며 종교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북한 사람들의 종교 생활에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중국과 제3국에서 북한주민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지하교회를 운영하며 종교 교육과 신앙생활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 북한주민들에게는 종교를 접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유효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성경책 유통도 하나의 요인으로 파악됐다. 북한에서 생활할 당시 성경책을 본 경험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97년부터 2015년까지)총 472명(4.2%). 이들 중 2000년 이전에 탈북한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성경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단 9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성경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63명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불자는 단 한명도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이나 제3국에서부터 탈북자들을 전도하기 위해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는 선교사와 선교 단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독교의 도움을 받아 남한으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자신들의 목숨을 살렸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고 교수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포교가 곧 불교의 미래를 위한 투자일 수 있다"며 "여러가지 한계속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남한 정착을 도우며 불교를 알릴 수 있는 포교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조계종 포교원은 하나원에서 개신교, 가톨릭 단체와 함께 ‘새터민 가정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도 1명이 북한이탈주민 1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1박2일 동안 생활하며 남한의 일상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안성 하나원에서 활동하는 홍성란 포교사는 “다행히 최근 들어 법회나 불교 행사에 참여하려는 탈북자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지만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며 “기댈 곳 없는 탈북자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사찰에서는 이들이 연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스님들은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들어주며 신뢰를 쌓아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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