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죠? 함께해요

회정정사 지음/ 진어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가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비관이나 불평에 시간 쏟기엔

청춘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지금 우리 사회는 불교를 향해

따뜻한 위로의 말을 원한다

3포 세대, 5포 시대. 급기야 ‘헬조선’이란 단어까지. 요즘 청년들의 현주소다. 빈부간 격차가 커지고, 소위 ‘끈’ 없이 취업이 힘들다는 자조적 말까지 나오면서 많은 청년들이 방황하고 있다. 이러한 청년들을 향해, 또 여러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진각종 통리원장 회장정사가 위로의 말을 던진다. “힘들죠? 함께 해요”라고.

지난 6일 서울 하월곡동 진각종 통리원에서 회정정사를 만났다. 회정정사는 오는 10월 말, 통리원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거의 30년간 종단에서 일을 했다. 이제는 후학들에게 ‘불교중흥’이란 과제를 넘겨주고 교화와 수행에만 전념할 생각”이라는 회정정사는 “지금 우리 사회가 불교에게 가장 요구하는 것은 따뜻한 위로다. 특히 청년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청소년, 청년들을 만나면 힘들고 답답하다고 하소연 합니다. 하지만 청춘을 비관하거나 불평하는데 소모하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러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어요. 그 변화에 맞서 나부터 변화해야 합니다. 지옥같은 상황에서도 희망은 항상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곁에는 희망이 분명히 있습니다. 청춘답게 도전해야 합니다.” 

지난 7월말 진각종이 개최한 회당문화축제에 참가한 청년들. 통리원장 퇴임을 앞둔 회정정사가 청년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책 <힘들죠? 함께해요>를 펴냈다.

회정정사는 청년의 정의를 “어려움을 극복할 잠재력을 지닌 세대”라고 정의한다. 더 용기내고, 더 도전하라. 그러면 환경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회정정사가 젊은 세대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지 않은가. 이를 개개인이 극복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칫 대안없는 희망 메시지는 더 청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회정정사는 “불교의 가르침을 보라”고 권한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자리의 주인이 되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가르침, 내 스스로 업을 닦고 복을 지으면서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려는 마음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한다.

“가진 사람은 업신여김을, 없는 사람은 불평을 통해 갈등을 만듭니다. 베풀고 나누는 가치를 회복하고, 나와 당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요. 그리고 ‘함께 사는 사회’라는 것을 깨달으면 그 다음에 내가 할 일이 보입니다. 바로 노력이지요.”

회정정사는 5년 전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 지인의 방문을 받았다. 그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이 많은데, 열 명 중 한 명 정도가 성공을 한다”고 말했다. 큰 상점을 열고, 일류요리사를 채용하며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대부분 얼마 못 가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중국어부터 배우고, 중국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정서와 시장조사부터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리를 잡았다는 전언이었다.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지 말고, 현 상황에서 맨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한 미용사는 태국으로 건너가 4년 후에야 자신의 미용실을 내고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크고 높은 것을 추구하기 이전에 그 기초를 다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3층 누각을 지으려는 사람이 목수에게 ‘1, 2층은 필요 없으니 3층 누각만 빨리 지어 달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책은 회정정사 후학들이 지난 수년간 회정정사가 청년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법문을 선별해 정리한 것이다. 현재 사회의 어른들은 공통적으로 보릿고개를 겪었다. 한국전쟁 이후 최빈국의 나라에서 성장했다. 물자나 상황만 놓고 본다면 지금의 청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열악한 환경’이었다. 회정정사는 청년들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바로 당신들에게 달려 있다. 더 도전하고, 더 노력해 달라. 포기하지 말라”고.

[불교신문3233호/2016년9월14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