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 수덕사서 개최

“할이라는 정신력으로 일제 미나미 총독의 혼줄을 끊어버린 선사의 독립투쟁은 육체적인 어떠한 저격이나 폭탄 투척보다도 차원 높은 정신적인 항일 운동이었다” 근세 한국불교의 선을 중흥시키고 민족정신을 지키며 올곧은 수행을 이어온 만공스님에 대한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정묵스님)와 경허·만공선양회(회장 옹산스님)는 광복 71주년을 맞아 9월8일 수덕사 황하루에서 ‘일제하의 만공대선사 항일 사자후’를 주제로 ‘제8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과 수좌 우송스님, 경허만공선양회장 옹산스님,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 홍문표 국회의원, 성일종 국회의원, 김기영 전 충남도의회의장,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협회장 등 사부대중 150여 명이 동참했다.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은 “만공선사는 한말 국운이 쇠퇴하고 이 땅에 선법의 자취가 시기에 감추어져 불조의 혜명을 잇기조차 어려웠던 시기에 선불교의정통을 중흥시키니 경허선사의 뒤를 이어 정통 선을 선양하고 수많은 후학들을 길러낸 선불교의 선구자셨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만공선사의 독립운동가로서의 활동을 깊이 고찰하는 기회기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이 법어를 설했다.
경허만공선양회장 옹산스님은 “백일하에 일제의 아지트에서 총독의 혼줄을 지적한 만공스님의 할은 그 하나만으로도 일제에 항거한 어떤 독립운동에 뒤질 수 없는 쾌거였고 길이 간직되어야 할 역사적 민족혼이 아닐 수 없다”며 “옥고를 치른 사람도 서훈을 주는 것도 좋지만 옥고나 형을 받지 않고도 큰일을 한분은 국가에서 예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은 법어에서 “필봉보다 무서운 할로 미나미 총독을 경책한 것은 생사를 초월한 선사의 기백으로 일제에 억눌려 살던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고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시발점으로 삼아 만공선사의 어떤 경지만을 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민족과 사회가 갖고 있는 갈등과 모순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도모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설했다.

‘만공의 선사상과 항일독립정신’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한 이은윤 전 중앙일보 대기자는 “선수행을 통해 분별적이고 이기적인 자아를 내던지고 무아의 경계에서 생사를 떠나 일제 총독을 정신적으로 저격한 만공스님의 할은 역사, 사회적으로는 물론 불교 내부에서부터 그 사상적, 정신적 바탕을 새삼 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폭탄 투척, 총기 저격, 사형, 투옥, 고문 등과 같은 형이하학적, 육체적인 항일을 중심으로 하는 당국의 서훈 인정 기준이 형이상학적, 정신적 차원의 항일 독립 운동을 발굴 선양하는 단계로 올라가야 선진 문화국에 걸맞는 역사 발전이고 문화융성”이라면서 만공스님이 당연히 독립유공자야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김광식 교수는 ‘만공의 독립정신과 유교법회·간월암 기도’ 발표에서 “1941년에 열린 유교법회는 청정계율 및 불교정화 수호뿐만 아니라 일제 불교체제를 비판하고 극복하는 성격의 법회였는데 만공스님은 이 자리에서 증명법사로 법문을 했다”며 “만공스님의 독립정신은 유교법회 정신뿐만 아니라 만해스님에게 독립자금을 전달하고 간월암에서 천일기도를 올린 것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허만공선양회장 옹산스님.
‘만공의 참선지도에 나타난 자주정신’을 발표한 이덕진 문성대 교수는 “만공스님은 근대화의 격랑 속에 내던져진 한국불교에 있어서, 전통 간화선풍의 회복이라는 사명을 통해서 개혁과 항일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온몸으로 풀어가려 했던 종교 운동가요 선각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토론자로 나선 불교신문사 사장 주경스님.
이밖에도 이동언 전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원의 ‘만공과 주기철의 생애와 독립정신’을 하춘생 동국대 교수의 ‘만공의 비구니 교육에 나타난 독립정신’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주경스님(불교신문사 사장)과 혜월스님(운산선원 주지), 경완스님(수덕사 환희대), 한상길(동국대 불교학술원), 이정은(3.1운동 기년사업회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세미나에 참석한 사부대중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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