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채현 작가 ‘돌 조각의 방법’展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초대작가

40여 년 동안 전통방식 고수

“돌을 다루는 일…나에겐 수행”

 

9월30일까지 모란미술관서

김성복 교수와 공동 기획전

석불, 호랑이 조각 등 전시

불교조각가 오채현 씨가 김성복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오는 9월30일까지 남양주 모란미술관에서 기획전 ‘돌 조각의 방법’을 연다. 사진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오 작가의 작품들.

 

옛 선조들의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천진불’ 조각의 대가로 꼽히는 오채현 작가가 자연석으로 새긴 불교조각의 진수를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오채현 작가는 김성복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오는 9월30일까지 남양주 모란미술관에서 기획전 ‘돌 조각의 방법’을 개최한다.

문화예술의 세계적인 명소로 꼽히는 미국 뉴욕, 영국 런던에서 전시회를 열며 현지 미술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은 오채현 작가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붓다아트페스티벌’에 동참하며 불교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불교조각가다.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화강암 등 자연석을 재료로 만든 ‘부처님’, ‘호랑이’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김성복 교수도 사람 모양과 친근한 동물 형상의 돌조각 20여 점을 전시한다. 특히 지난해 붓다아트페스티벌 이후 1년6개월만에 사부대중을 만나는 오 작가의 순진무구한 아기부처님과 해학 넘치는 호랑이 조각이 눈길을 끈다.

그는 “21세기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부처님이 오신다면 가장 편안하고 온화한 모습일 거라 상상을 했고, 작품에 표현된 ‘천진불’에 그 모습이 담겨 있다”면서 “더불어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 역시 풍자와 해악 등 민화적 요소를 담아 우리 민족의 강인함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오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조각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건너가 까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 조소과에서 5년 동안 공부하며 실력을 다졌다. 이어 지난 200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서울 조계사에서 ‘초심’을 주제로 ‘33석불 특별전 ’을 열며 불교계에 널리 이름을 알렸다. 당시 돌 광산에서 채석한 돌이 아니라 산과 강에 굴러다니는 자연석으로 부처님을 조성하며 자연스럽고 천진한 표정으로 사부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전시회를 계기로 바티칸 교황청 한국대사관에서 오 작가에게 고유한 한국여인의 표정을 담은 성모상 조각을 의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 작가는 고향인 경주에서 어린 시절 불교유물이 산재해 있는 남산을 놀이터 삼아 뛰어 놀며 불교와 친숙해 졌다. 이후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며 소재로 불상을 접하게 됐다. 때문에 그는 아직도 작업하는 모든 작품의 원재료를 경주 남산에서 구하고 있다.

그는 “자연석을 구하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남산 일원을 찾아다닌다”면서 “원하는 돌을 찾아 구입하고 운반하는 과정도 쉽지 않는 등 재료 확보가 작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우여곡절끝에 자연석을 확보한 이후에도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과정도 만만치 않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옛 석공들이 정으로 쪼아 다듬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40여 년 동알 돌을 다뤄왔지만, 우리나라 화강암은 강도가 커 작업하기 힘든 재료”라며 “그럼에도 옛 선조들이 불상을 조성할 때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 전통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작가는 20여 년 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함께 수집한 생활용품을 모아 2005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1950~1970년대 생활용품 등이 전시된 박물관인 ‘타임캡슐’을 열었다. 현재 파주시 외곽 작업장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돌을 다루는 일은 나에게 수행 그 자체”라며 “스님들이 도를 닦듯이 불교조각가로서 돌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불교신문3229호/2016년8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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