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아래 꽃비 내리고

임완숙 지음문예운동사

 

전국교사불자연합회장으로 활동했던 임완숙 선생이 인도를 찾았다. 교직에 있는 동안 쉽게 시간을 내지 못했던 인도 성지순례길이다. 퇴임 후 소설가로, 시인으로 활동하는 임완숙 씨는 그곳에서 “새롭게 신심을 다지며 부처님의 위대한 삶과 사상을 뼛속 깊이 각인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 감동을 글로나마 많은 불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엮었다.

흔히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인다.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다” 또는 “매우 감동적이다”는 것이다. 여정은 지극히 불편하고, 이해가 어려운 일들이 다반사다. 100년 전 여행을 하는 듯 인도의 곳곳은 미개발돼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너무 행복한 시간과 맞닥뜨린다”고 말한다. 특히 부처님의 성지를 찾는 불자들은 다수가 “내가 마치 붓다가 된 듯, 눈뜨고 밥 먹고 길을 걸으면서 공덕을 쌓고” 싶어 한다.

“헉. 순간 나는 숨이 멎는 듯 강한 충격을 느꼈다. 어쩌면 이리도 장엄하고 아름다운가. 아, 마하보디 사원이여! 합장하고 고개 숙여 크게 절하는데,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저자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룬 마하보디 사원을 찾은 감동을 이렇게 전한다. 일행과 함께 한참동안 기도를 올리면서, ‘밀려드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까지 “꿈같이 행복한 시간”을 그곳에서 느꼈다.

저자는 최초의 설법지 녹야원과 성도지 보드가야, 영축산과 바이샬리 등 부처님의 8대 성지를 찾았다. 그리고 열반에 든 쿠시나가라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곳에서 대한 부처님은 “마치 좀 전에 열반에 드신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벅찬 순례의 모든 일정은 끝났다. 여행의 끝은 언제나 이처럼 총총한 걸음으로 본래 떠나왔던 그 자리, 집으로 돌아가는 귀향의 몸짓이 아니던가. 바라나시를 시작으로 부처님의 생생한 발자취를 따라 걸었던 축복의 전 일정이 그리움으로 후드득 파동쳤다.”

인도를 가려면 불교를 조금 이해하고 가는 것이 좋다. 더 많은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떠나는 2600년 전의 시간여행은,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셨던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불교신문3229호/2016년8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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