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수국사 나눔의 노래’, 3000여 명 인산인해

8월27일 열린 '제2회 수국사 나눔의 노래'. 30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낭만적인 음악도 듣고 열정적인 공연도 보고, 그냥 다 좋아요. 도시에서 계절 오는 것을 느낄 수 곳이 흔치 않은데, 수국사 덕분에 ‘진짜 가을이구나’ 싶고, 오늘 눈과 귀가 호강하네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초등학생 아들 손잡고 나왔죠. 절에서 하는 음악회라고해서 지루해할 줄 알았는데, 아이가 비보이 공연에 얼마나 즐거워하던지...” “예비 시어머니가 보고 싶대서 바람도 쐴 겸 점수도 딸 겸, 예비 신랑 손잡고 나왔어요. 와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 들어 힘들 때 종종 와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끝이 없을 듯 이어지던 폭염도 기세가 꺾여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던 지난 27일, 서울 수국사는 ‘제2회 수국사 나눔의 노래’ 콘서트를 보기 위해 경내를 찾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었다. 생후 15개월 아들을 등에 업고 가요에 맞춰 몸을 흔드는 젊은 아빠, 얇은 담요를 함께 덮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즐기는 모녀, 강아지 산책을 위해 외출했다 비보이 공연에 시선을 뺏긴 젊은 연인 등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제각기 가을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원 스님들도 공연을 관람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등도 참석했다.

경내 특설무대를 빼곡이 채운 좌석은 이미 만원. 여유 좌석을 준비했지만 금세 메워져 계단에 걸터앉거나 서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만 해도 어림잡아 3000명이 넘었다. 무료 공연이라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수국사는 이날 경내 마련된 좌석 1300여 개 중 1000개석을 좌석 위치에 따라 1~3만원의 유료 공연으로 운영했다. 수익금 전액이 은평구 내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에 쓰인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공연은 행사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객석이 가득 메워져 산 비탈길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

공연장을 찾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콘서트가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총무원장 스님은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만끽하시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축제가 자비 나눔으로까지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주지 호산스님은 “도심 속 산사에 있는 수국사가 서울 시민들에게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는 곳, 마음의 안식처 역할을 하면서도 음악회를 통해 자비를 나누고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도량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해마다 문화축제를 열어 주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사찰에서는 보기 드물게 유아를 동반한 젊은 부부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갓난아이를 안고 공연을 지켜본 손호석(38,구산동) 씨는 “덥기도 많이 더웠고, 무엇보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와 아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해 미안했는데, 야외 공연을 보면서 오랜만에 시원한 바람도 쐬고 잔잔한 음악도 듣다보니 가족 모두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며 “집에서 5분만 걸어도 한 숨 돌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음악회 수익금 전액은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에 쓰인다. 수국사는 이날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은평구민장학재단’ 지원금 1000만원을 지정 기탁했으며, 은평구 청소년들에게 ‘인재육성 장학금’으로 1150만원을 후원했다.

한편 이날 음악회에서는 이종만 좋은벗풍경소리 실장이 이끄는 뉴트리팝스오케스트라의 교향곡 연주, 가수 한영애, 우순실 등의 노래 공연 등이 무대에 올랐다. 비보이 퓨전 MC 등도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