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남미대륙 브라질의 리우에서 열린 제31회 올림픽이 끝났다. 8월6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리우올림픽은 세계206개국에서 1만5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28개 종목을 308가지방식으로 나누어 959개의 금은동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루었다. 대회기간 중 우리나라는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 등 모두 21개의 메달을 땄다. 이는 세계 8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올림픽이 열릴 때면 지구촌 사람들은 선수들이 펼치는 승부에 울고 웃는다. 올림피언이 되기까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승패를 떠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아무리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 해도 펄쩍펄쩍 뛰는 승자 앞에서 고개 숙인 패자의 모습은 안타깝고 눈물겹다. 스포츠란 이렇듯 한사람의 승자를 위해 수많은 패배자를 만들어야 하는 비정함이 내포돼 있다.

연원을 따지면 모든 스포츠는 전쟁과 관계가 있다. 고대의 국가들은 싸우기 위한 기술로 투창과 씨름과 권투와 달리기로 병사들을 조련했다. 이를 격려하기 위해 기원전 5세기부터는 규칙에 의해 승부를 가리는 경기방식을 만들었고, 근대에 이르러서는 올림픽이라는 형식으로 발전했다. 올림픽은 국가 간의 전쟁과 승패를 스포츠로 대신하고 더 이상의 싸움은 하지 말자는 것이 취지다. 그러나 이같은 평화정신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계속 전쟁 중이다. 정녕 패자의 눈물을 닦아줄 방법은 없는 것인가.

좀 엉뚱하긴 하지만 진정한 평화를 위해 종교 올림픽을 해보면 어떨까싶다. 이 올림픽에서는 이긴 사람이 아니라 진 사람에게 메달을 걸어주는 것이다. 종목으로는 ‘나눔’과 ‘낮춤’과 ‘버림’이 좋을 것 같다. 이런 올림픽을 하면 불교는 몇 등을 할까. 탐진치의 극복을 위해 보시와 하심과 무착을 가르쳐온 불교는 단연 금메달을 휩쓸 것이다. 불교는 예로부터 ‘지는 일(下心)’을 잘하는 사람을 ‘위대한 영웅(大雄)’이라 부르며 그 분을 법당에 모셔놓고 최고의 존경과 찬사를 보내온 종교였기 때문이다.

[불교신문3228호/2016년8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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