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

미얀마에는 지구촌공생회가 건립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10개 학교가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양곤에 위치한 가난한 사원학교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도 있습니다. 2015년,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의 사후 관리 모니터링을 진행하던 중 미얀마 현지인의 후원으로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원 내 스님 숙소 1층 구석에 위치한 도서관 문을 열었을 때 아무것도 없이 먼지가 가득한 창고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습니다. 전기도 연결되지 않아 매우 어두웠고 구석 한켠에 놓인 리어카에 신문과 잡지들이 쌓여 있는 것이 다였습니다. 도서관을 후원받은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고, 시멘트 바닥을 타일로 깔고 벽을 깨끗하게 페인트칠한 것이 도서관 후원의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의 도서관 지원이 결정됐습니다. 온라인 모금 ‘다음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책 한 권의 기적을 세상에 알렸고 1066명의 소중한 기부로 22만8200원이 모금됐습니다. 그리고 지구촌공생회 지원(약 200만원)과 함께 2016년 6월, 약 8.5평의 작은 도서관을 위한 지원이 시작됐습니다.

첫 시작은 전기와 선풍기 설치였습니다. 전기 절감 및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위치를 감안한 LED형광등 4개와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을 위한 선풍기 2개도 설치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서고 제작 및 설치가 진행됐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현지 제작 업체와 논의하며 서로 맞춰가는 과정은 또 다른 배움이었고, 창고 같은 곳이 점차 도서관다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도움으로 기자재(학생용 책걸상 6세트, 교직원 책걸상 1세트)가 도서관에 들어오고 멋들어진 서고에는 330권의 도서가 꽂혔습니다. 거센 비가 내리면 어김없이 정전이 되는 이 곳 미얀마! 정전으로 잠시 쉬는 동안 고학년 학생 몇몇은 이미 책을 고른 후 밝은 곳을 찾아 읽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고단한 하루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에는 도서관이 보편적이지 않으며 도서관이 있다 해도 진열된 책은 잡지가 대부분입니다.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의 학생들도 도서관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방법 또한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독서노트를 제작했고 책을 읽은 후 느낀 점을 적는 습관도 알려줄 것입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면 합니다. 그리고 행복하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작은 공간의 도서관이지만 따인떼야 화엄초교 학생들에게 큰 희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불교신문3227호/2016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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