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

가타다 다마미 지음 노경아 옮김 / 생각정거장

 


최근 빈번하는 분노 범죄

앞날 불투명한 현대인들

분노가 쌓여 폭발하는 것

 

분노는 나쁜 것이 아니다

수행과 명상이 도움 된다

왜 사람들은 화를 낼까. 화를 내는 진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 프랑스 파리에서 정신분석학을 전공한 일본인 가타다 다마미 정신과의사가 ‘화’를 분석했다. 오랜 임상경험과 심리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간단한 방법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감정의 흐름이 막히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욕구불만이 생겨나 분노를 유발한다. 게다가 욕구불만이나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의 사소한 일에도 결국 쌓였던 감정이 폭발할 수 있다. 분노를 방출하는 경로가 차단돼 있었기 때문에 결국 사소한 사건에 감정이 폭발하고 마는 것이다. 요컨대 분노가 과도하게 표출되는 사태는 감정의 억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연재해를 당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에게는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없다. 하늘에게, 땅에게 소리칠 수도 없다. 결국 내면에 분노를 쌓아두고 지내던 그는 작고 사소한 일에 크게 분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최근 빈번하는 분노범죄는 “앞날이 불투명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이 안에 분노가 쌓일대로 쌓여 폭발하는 것이다”고 진단한 저자는 “분노를 나쁜 것이라고 정의하지 말고, 희로애락의 감정의 하나로 봐야 한다. 분노하는 마음을 자각하는 훈련을 통해 필요할 때 화를 내기도 하면서 이를 조절하는 수행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노에 의한 사회적 일탈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불확실한 사회와 미래의 불안이 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많은 학자들은 명상이나 수행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려는 노력을 통해 분노를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최근 발생한 분노조절 장애에 의한 사건들(언론 보도내용 캡쳐 편집)

저자는 그동안 치료했던 다양한 환자들의 분노 사례를 소개한다. 부모로 인해 생긴 분노를 다른 곳에서 표출한 사람, 분노 공포증을 앓고 있는 사람, 부부갈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 거식증과 과식증을 겪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등을 소개하며, 그 해결방안도 함께 제시한다.

“A와 B는 성적도 우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여고생들이다. A는 육상부 주장, B는 하키와 비슷한 라크로스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반면 친구인 C는 성적도 신통치 않고 방과후 활동을 하지 않는다. 외모는 꽤 귀여운 편인데도 친구들에게 ‘난 데이트도 못할 것 같다’고 신세한탄을 한다. 자주 눈물을 흘리던 C를 위로하던 A와 B는 어느날 ‘왜 우리가 C의 우울감을 책임져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A와 B는 C를 위로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 세 친구의 이야기를 꺼내든 저자는 피해자는 A와 B였다고 말한다. C는 우울한 행동을 통해 친구들의 주목을 받으며 “자신의 우울함을 극복하려는 생각보다 더 심각하고 더 자주 우울감을 표출하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는 친구 C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었다는 저자는 “정말 C를 위한 길은 위로가 아니다”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분노를 조절할 수 있을까. 저자는 분노를 참지 못하거나 분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화내지 않는 좋은 사람으로 살려고 하지 말라”고 처방전을 내린다. 피하지 말고 우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분노를 상대에게 정확한 말로 전달하는 훈련을 통해 “분노를 쌓아두지 말 것”을 권한다.

다음 단계는 화내는 기술이다. 상대에게 내가 분노하고 있음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며, 다음으로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불필요한 분노가 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노력을 위해 ‘알아차림’ 명상은 큰 도움이 된다. 분노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화를 전달하기 위한 방식을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녁이면 자신이 왜 분노했는가를 다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권한다.

부정적인 감정도 내 존재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할 때, 분노는 점차 일어나지 않고 마음은 평정심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

우리 사회에도 최근 수년 사이 ‘분노에 의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분노에 따른 일탈행위는 개인의 문제지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게 하는 억압의 요소는 사회의 모습이 원인이다. 결국 분노는 개인에 대한 치유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마음이 너무 무겁다. 표현하지 못하고, 자기를 관찰하는 습관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표현하라,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라.”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반복하고 있는 ‘분노 처방전’이다.

[불교신문3223호/2016년8월10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