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에서 승가(sagha)의 첫 분열은 불멸 후 100년에 발생했다. 장로부에서 베살리 승려들의 계율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장로부에서 계율 열 가지가 위반된다고 하자, 대중부에서 이에 반기를 듦으로써 근본분열이 됐다. 곧 계율 해석에 대한 입장차로 승가가 분열됐는데, 계율 대부분은 무소유사상이나 승려 위의와 관련된다. 현 대승불교적인 견지에서 보면, 큰 위배 사항이 아니다. 필자가 이렇게 표현은 하지만, 당시 승려들이 계로서 스승을 삼는 정신(以戒爲師)이 있었기에 승가가 존속될 수 있었다.

잠시 근본분열을 생각해보자. 승가의 법이고 율이었던 부처님이 열반하고, 청정한 승가가 100년간 지속됐다는 점이다. 한 집단이 100년간 분열되지 않고 유지되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후 20부파로 갈라졌고, 대승불교가 발생해 각국의 승가는 2500여 년이 넘도록 이 지상에 건재하게 존재하고 있다. 영국 학자 찰스 노턴은 승가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붓다의 위대한 업적은 바로 하나의 종교 집단을 설립한 것이다. 이 집단을 ‘승가’라고 부르는데, 지금까지 존재하며 그 구성원을 ‘비구’라고 한다. 한 종교가 유지된 주요 원인은 바로 조직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화합중(和合衆)을 뜻하는 승가는 위대했다.

그런데 ‘청규’를 제정한 백장의 어록에 이런 내용이 있다. “사문들은 잘 새겨두어라. 세 가지 욕심이 있다. 첫째 사부대중이 에워싸 주었으면 하는 욕심, 둘째 모든 사람이 내 문도가 돼 주었으면 하는 욕심, 셋째 모든 사람들이 내가 성인이나 아라한이라고 알아주었으면 하는 욕심이다. 이 악한 욕심부터 끊어야 한다.”

근자 들어 뭇 단체와 문도 등 모임이 참 많지만, 승가 화합이 잘 되지 않는 모양새다. 어느 모임이건 각 개인 승려가 승가의 존속을 위해 악한 욕심을 버리고 승가 정신(和合)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이익집단으로 전락한다. 사적인 이익을 버려야 이 승가는 영원히 존속할 거라고 본다.

[불교신문3222호/2016년7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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