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름을 알고 선행하면 청정함을 얻으리라”

스스로 잘못을 고백하고

또 다시 범하지 않겠다고

용서를 구하고 다짐하다

지난 100일 동안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진 국토를 걸으며 수행길에 올랐던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은 그간의 수행을 가리켜 ‘참회의 시간’이라고 했다. 인간의 무지와 탐욕으로 죽어간 생명을 방관한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는 의미에서다.

이처럼 스스로 업을 뉘우쳐 부처님 앞에 그 잘못을 고백하고 또 다시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용서를 구하는 것을 참회(懺悔)라 한다. 본래 산스크리트어 크샤마((Ksama)에서 나온 말로 ‘용서를 빈다’ ‘뉘우친다’ 등의 뜻으로 풀이된다.

율장인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에는 참회를 가리켜 “참(懺)은 용서를 비는 것이며, 회(悔)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죄과를 고백하고 죄를 제하게 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처럼 참은 타인에게 자기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이며 회는 실수를 뉘우치는 것이라고 나눠서 풀이되기도 하는데, 현재는 참과 회가 동일시돼 ‘참회’ 한 뜻으로 쓰인다.

참회는 수행자가 지녀야 할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였다. 부처님은 제자들이 죄를 범했을 때, 그때마다 참회하게 했다. 정기적으로 참회의 기회를 마련한 것을 물론이었다. 이것이 바로 자자(自恣)와 포살(布薩)이다. 자자는 잘못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삼보에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안거 마지막 날 서로가 비판을 하며 각자의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다. 포살은 보름에 한번 계본(戒本)을 외워 죄과의 수를 세고, 자기가 범한 죄가 있으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참회하고, 용서를 받는 것이다.

참회는 무엇보다 마음 깊숙이 죄를 뉘우치는 것과 자기의 죄를 감추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진정한 참회를 위해서는 탐진치(貪瞋癡) 세 가지 독을 항복받아야 한다. 이 3가지가 업을 짓게 되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참회를 해도 마음속에 삼독이 남아있으면 후일에 또 다시 악업을 짓게 된다.

“사람이 여러 가지 허물이 있으되 스스로 회개해 그 허물을 고치지 아니하면 죄가 몸에 돌아오는 것이 물이 바다에 돌아오는 것과 같아서 점점 깊고 넓음을 이루리니 어찌 능히 그 죄를 벗어나리오. 만일 허물이 있을진대 그 그름을 알고 악을 고쳐 선을 행하면 죄업이 날로 소멸하여 반드시 청정함을 얻으리라.” <사십이장경>

[불교신문3221호/2016년7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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