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꽃

권선 지음 / 한국수필

저자가 20세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경제과학심의회의’였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시절, 경제개발이라는 화두로 경제 관련 분야에서 30년간 삶을 보냈다. 코엑스 건설본부, 63빌딩 건설현장을 거치면서 그는 “빌딩을 통째로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현장을 가슴 아프게 바라봐야 했다.

말기암을 선고받고 저자는 그 기록을 담담하게 남기기 시작했다. 자신이 현장에서 목격한 근현대사의 역사를 남기고자 했다. 또 저자는 일생의 지침이 된 스승의 가르침도 이 책에 담았다. 달마 육조혜능 운문선사와 무학 보우 성우 성철스님이, 저자가 후손에게까지 전해주고 싶은 스승이다.

“기업을 하다보면 정치자금도 많이 쓰게 됩니다. 이 비자금이 삐끗하면 감옥으로 직행하게 됩니다.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가 수갑을 차고 나오니까 할아버지가 무슨 수갑 놀이를 하는지 알고 깔깔거립니다. 세상에 내 것은 없습니다. 그저 길어야 80년 가지고 있다가 이 세상에 되돌려 주고 나의 먼 길을 갈 뿐입니다. 나의 것은 딱 하나 있긴 합니다. 이것을 알면 세상 누구보다 부자가 됩니다.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결국 죽음을 앞두고 경험을 담담히 고백하는, 노신사의 고백이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한다. 저자는 이어 후손들을 향해 조언을 한다.

“우리 모두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입니다.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베풀어주고 나누어주고 싶어합니다. 내가 조금 손해보는 듯해도 다음이 있지 않은가 하고 한발 물러서 양보할 줄도 압니다. 이렇게 살면 착한 마음이 쌓여 나의 좋은 근기가 됩니다.”

저자는 ‘저승갈 때는 빈손’이라며 살아있는 동안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다. 가난한 땅에서 태어나 경제개발의 현장을 목도하고, 지금은 편안하게 기도를 올리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 저자의 기록은, 현 노인세대의 공통된 모습일지도 모른다.

[불교신문3211호/2016년6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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