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eauty’ 앞에서 별 장식을 들고 미소 짓는 로터스월드 캄보디아 지부 직원.

2016년 새해 첫 날, 다들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저는 이번 봉사활동 파견을 앞두고 ‘초심을 잃지 말자’를 올해 목표로 정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더운 날씨와 낯선 업무에 적응하고, 흐트러진 저의 마음을 다잡아준 소소한 에피소드가 생겨 이렇게 소식을 전할까합니다.

캄보디아는 지난 4월 중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일명 ‘쫄츠남’이라고 부르는 캄보디아의 새해는 ‘쫄=들어가다, 츠남=연’ 즉 그 해로 들어간다는 뜻이 담긴 날입니다. 캄보디아는 불교 국가로 모든 행사를 불력(佛曆)으로 계산한다고 해요. 하지만 쫄츠남만은 양력으로, 태양과 캄보디아가 수직선상에 있어서 가장 더운 날인 4월15일을 기준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여느 때처럼 현지 직원 호이 씨와 외부 업무를 처리하던 중 저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씨엠립 전체를 꾸미고 있는 별 장식에 대해서 여쭤보았죠. 호이 씨는 이렇게 말해주셨습니다. “쫄츠남을 맞이해서 꾸미는 건데요, 캄보디아 사람들은 별 장식을 현관 앞에 달아놓으면 새해에 새로운 천사가 집으로 들어와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어요.”

이제껏 1월1일 또는 설날로 한 해를 맞이했던 저는 4월 중순에 새해가 시작된다는 것이 참으로 생소했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호이 씨. 우리도 한번 별 장식 붙여볼까요?”

그날 오후 직원들과 함께 별 장식을 구입하러 시장에 갔습니다. 가게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여러 색의 별 장식을 판매했고, 저는 그 중 한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별 모양의 뼈대 위로 색색의 필름지를 붙이고, 천사 모양의 그림을 그려 뚝딱 완성하는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죠.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께 다섯 개의 별 장식을 구입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매장에 돌아왔습니다.

저와 직원들은 별 장식으로 알록달록하게 로터스희망미용센터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L-Beauty’ 미용실 입구를 꾸몄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소원도 빌었습니다. 아마도 이 모습을 본 천사가 ‘L-Beauty’에 날아와 좋은 일들을 선물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역시도 올해 목표인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16년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쑤어 쓰다이, 츠남 트 마이!” (캄보디아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뜻)

[불교신문3205호/2016년6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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