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유철상 지음/ 상상출판

지칠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또 가족과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어디로 가면 좋을까. 여행전문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가진 유철상 상상출판 대표는 그럴 때 사찰을 간다. 전국의 명찰을 찾아 그곳에서 힐링하고, 휴식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이 책은 유철상 대표가 찾은 전국의 사찰 55곳에 대한 기록이다. 불보종찰 통도사를 시작으로 화순 운주사, 양양 낙산사 등 명찰을 소개한다. 유 대표는 사찰소개의 테마를 휴식과 마음, 수행, 인연, 여행, 힐링 등 6개 테마로 구분하고 그에 적합한 사찰들을 구분해 소개하고 있다.

“선운사 여행은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를 읊조리며 시작된다. 대웅전 뒤란으로 발길을 옮기면 그 유명한 동백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동백꽃은 만개했을 때보다 꽃이 떨어질 때가 더 운치있다. 떨어진 동백꽃은 검붉게 선홍색을 잃는다. 설화에 의하면 죽도포에 돌배가 떠와서 사람들이 끌어오니 배 안에 삼존불상과 탱화, 나한, 금옷 입은 사람들의 품안에 ‘이 배는 인도에서 왔으며 배 안의 부처님을 인연 있는 곳에 봉안하면 길이 중생을 이익케 하리라’는 편지가 있어 연못을 메워 지금의 선운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여행지의 역사와 의미를 알면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저자는 “산사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면 산사에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고, 여행의 즐거움도 커진다”고 말한다. 산사는 스님의 수행공간이면서 신도들의 신행공간이다. 여행자에게 공개된 공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본 예의를 갖춰야 서로 불편함이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이유다.

불교문화재는 다양하다. 일주문을 세운 우리 조상들의 건축기술을 모르고 지나가면, 그냥 하나의 문에 불과하다. 여기서 시작해 대웅전, 사찰의 유래와 전설이 나온 배경, 탑과 불전 사물 탱화 등에 대해 사전에 알고가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

저자는 “사찰여행이 자신을 치유하는 효과가 분명하게 있다”고 말한다. 숲이나 오솔길에 몸을 맡기며 오로지 나를 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 사찰의 기본정보를 비롯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 프로그램의 특징을 곁들였다.

“여행은 많은 것을 남긴다. 그러나 똑같은 여행이라도 사람에 따라 남겨지는 것은 각기 다르다. 막연히 떠나고 싶은 충동으로 출발했다면, 그냥 자연에 취해 돌아오는 정도에 그치고 만다. 여행자가 가장 행복할 때는 오로지 자신을 위한 여행을 떠날 때다. 아름다운 인연은 늘 기별없이 다가오고, 그 인연은 항상 웃음꽃을 피우게 한다.”

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수학적 용어로 표시할 수 있는 무게는 없지만, 마음을 짓누르는 무게감을 사람은 느낀다. 때론 무겁기도 하고, 때론 공허할 정도로 가볍다. 그럴 때 여행을 떠나자. 여행지는 산사가 제격이다. 오랜 조상의 문화와 숨결이 배어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산길을, 절 뜨락을 걷다보면 삶을 짓누르는 무게는 가벼워지고, 공허했던 마음은 채워지기 마련이다. 저자가 ‘사찰 여행’을 권하는 이유다.

[불교신문3203호/2016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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