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영산회괘불탱 ‘복원모사전’

17세기 최고 불화로 꼽히는

화엄사 괘불 새롭게 복원

오는 23일까지 전시회 개최

 

구도와 형태, 선, 색채까지

원본에 최대한 가깝게 재현

수익금 전액 종단불사 보시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최, 사단법인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주관으로 오는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국보 제301호 화엄사 영산회괘불탱 복원모사전-화엄’이 열린다. 사진은 전시회에 앞서 화엄사 경내에 첫 선을 보인 복원모사탱.

 

우리나라 17세기 최고의 불교미술로 꼽히며 국보 제301호로 지정된 ‘화엄사 영산회괘불탱’. 높이 11.95m, 폭 7.7m나 되는 초대형 괘불을 실제크기 그대로 완벽하게 복원한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19교구본사 화엄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가 주관한 가운데 1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국보 제301호 화엄사 영산회괘불탱 복원모사전-화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짜임새 있는 구도와 균형 잡힌 형태, 치밀한 선과 다채로운 색채 등을 완벽하게 복원한 화엄사 괘불탱의 복원모사탱을 선보인다. 이는 해남 미황사 괘불을 복원해 화제를 모았던 이수예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장이 도감을 맡아 이뤄낸 대작이다.

화엄사 괘불은 1653년(조선 효종 4년) 지영, 탄계, 도우, 사순, 행철, 나협스님 등 화승 6명이 조성했다. 중앙의 부처님은 백호에서 방광을 오방으로 뿜어내고 그 양쪽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를 이룬 3존도 형식이다. 10대 제자와 타방불 등 법화경의 등장인물들이 부처님의 뒤에서 합장한 채 설법을 경청하고 있다. 부처님의 영취산 설법을 그린 것으로 완성도면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화기에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으로 활약한 벽암당 각성스님을 비롯한 수많은 고승과 당시 불사에 참여했던 후원자, 시주물품 등이 기록돼 있다. 전란에 희생된 수많은 영혼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초대형 부처님을 조성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화엄사 야단법석의 주존으로 모셔진 괘불이지만, 색이 퇴락, 박락되고 바탕감과 배접지도 산화, 부식되는 등 최근에는 야외에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때문에 화엄사는 이 괘불을 더 이상 일반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판단, 이수예 소장을 책임연구원으로 정했다. 이어 문화재청, 전남도청, 구례군청 등의 지원 아래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복원작업에 나섰다. 화엄사 주지 영관스님은 “화엄사에는 360년 동안 변함없이 절을 지켜온 큰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랜 세월 탓에 색이 바래고 바탕감이 손상돼 더 이상 야외에서 모시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본래의 큰부처님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 복원불사를 진행했고, 그 감동의 순간을 함께 하고자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면서 “더불어 관련 수익금은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 보리가람농업기술학교 건립 후원기금으로 보시하는 의미있는 전시회인 만큼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완벽한 복원을 위해 보존과학 전문가들의 안료, 섬유분석은 물론 적외선 촬영, 디지털 현미경 촬영, 3D 스캐닝 등 국내에서 시행되는 기술을 총동원했다. 전통방식으로 총 7회에 걸쳐 진행한 배접에 사용된 천연한지만 1100장에 이른다. 이 소장은 남편이자 불교미술의 평생 도반인 박진명 영산문화재연구소 대표와 연구원들과 함께 수행하는 마음으로 불사에 매진한지 8개월 만에 괘불을 완성했다. 이수예 소장은 “처음 큰 부처님을 친견했을 때 놀랍도록 웅장하고 장엄한 형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힘찬 필선과 화사한 색채에 녹아 있는 선조들의 지극정성과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본래 그림에 녹아있는 선조들의 광대한 원력에는 못 미치지만 그 깊은 감동을 깊이 새기며 그림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면서 “화엄사 주지 스님의 아낌없는 후원과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대작 불사가 원만하게 마무리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불교신문3201호/2016년5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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