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코드

이성현 지음/ 들녘

조선 최고의 문예인, 추사 김정희다. 서예와 그림에서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독창성과 변화무방함에 감탄을 자아낸다. 추사는 조선 최고의 명문가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다른 집 자제들이 과거시험에 매달릴 때, 삼각산에 올라 옛 비문 해석을 했고, 사찰을 찾아 다녔다. 말년에는 봉은사에 머물면서 삶을 마감했다. 저자는 “추사가 왜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았을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그의 정치관과 정책을 읽는다. 정적의 눈을 피해 그림으로 추구했던 추사의 정치 이념은 무엇이었을까.

“추사가 선비의 문예에서 가장 중요히 여긴 것은 어지러운 세상에 도리를 세우기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저항정신이었다. 추사가 이광사를 비난하며 뽑아 든 칼날이 너무 무디고, 그의 학식을 칼춤, 또는 막무가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추사가 조선 성리학을 통해 권력을 틀어쥔 권세가와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사가 활동했던 시기는 조선의 운세가 기울기 시작한 때다. 권력은 몇몇 권문세가들에게 집중돼 있었고, 성리학의 틀에서 학자들은 벗어나려 하지 않아 않았다. 조선의 병폐를 지적하기 위해 성리학을 비판해야 하는데, 이는 곧 탄압으로 돌아올 것이 자명했다. 추사는 시빗거리를 피하며 자신의 주장을 담기 위해 작품에 ‘코드’를 삽입했다. 그의 정치적 지향점은 “안동김씨 가문에서 권력을 빼앗아 국왕에게 돌려주는 것”이었다. 저자는 여러 문헌을 통해 그러한 추사의 생각을 읽는다.

이성현 씨는 홍익대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다수의 개인전을 열며 교육자로 생활하고 있다. 저자는 이어 추사의 난 그림에 대한 저술과 진경산수화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은 저술을 집필 중에 있다.

[불교신문3201호/2016년5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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