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절반 |
노란 배와 거친 장미들이 가득 매달린, 호수로 향한 땅, 너희, 고결한 백조들, 입맞춤에 취한 채 성스럽게 담백한 물 속에 머리를 담근다. 슬프도다, 겨울이면, 나는 어디서 꽃을 얻게 될까? 또한 어디서 햇빛과 지상의 그림자를? 장벽은 말없이 냉혹하게 그냥 서 있고, 바람결에 풍향기 소리만 찢긴다. |
하이데거는 횔덜린(1770~ 1843)을 “시인의 시인”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이 시는 사랑의 있음과 사랑의 사라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시인이 사모했던 여인, 주제테 곤타르트의 부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시는 옥토와 박토, 애정과 반목, 행복과 불행, 빛과 어둠, 지상과 천상을 함께 바라보는 안목을 보여줍니다. 그 절반씩의 삶이 합쳐져 우리들의 일생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횔덜린이 말한 대로 “모든 이의 가슴속에는 용기와 사랑”이 넘쳐나고, 또 “내면에서는 쾌적한 음(音)이 오랜 세월 동안 조용히 소리나”는 그런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불교신문3200호/2016년5월7일자]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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