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나니까

성전스님 지음/ 담앤북스

‘미소’ 성전스님이 전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마음공부

 

“기대감이 큰 사람은

삶의 중심을 외부에 두고

살아간다…나는 없다

모든 가치의 생산자로서

자신의 삶을 열어가는 것이

바로 주인의 삶”

 

“문제를 좇아가지 말고 마음의 움직임을 살피는 일이 문제를 대하는 가장 바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산을 다 가죽으로 덮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발을 가죽으로 감싸기는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쉬운 일은 마다하고 온 산을 가죽으로 다 덮는 그 어려운 일을 하고자 오늘도 헐떡이고 있습니다.”(‘내 마음 하나’ 중)

경남 남해 염불암에 머물고 있는 성전스님은 ‘미소 스님’으로 불린다. 따뜻하고 정갈한 글, 사람들을 만나서 지어주는 미소가 마음을 토닥여 주기 때문이다. 본지에 희망과 사랑을 담은 수필 ‘행복해지고 싶을 때’를 연재하고 있는 성전스님이 <괜찮아, 나는 나니까>를 펴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은 91편의 글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았다.

“겨울나무는 여름날의 무성했던 녹음을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그냥 추위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을 뿐입니다.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에 봄이 오는 것을 보십시오. 얼마나 어여쁘게 옵니까. 그것은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가 회복해 낸 희망입니다. 놓을 땐 완전하게 놓으십시오.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축복이 될 것입니다.”

염불암은 산마루에 위치한 작은 암자다. 가파른 길을 올라야 도달한다. 암자를 찾은 사람들이 스님에게 흔히 묻는 말은 ‘적적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때마다 스님은 웃으면서 답을 한다. ‘가끔 적적하고 대개는 괜찮다’고. 그리고 이런 이유를 댄다. ‘나는 나니까요.’ 

불교신문에 ‘행복해지고 싶을 때’ 칼럼을 격주로 쓰고 있는 성전스님은 아름다운 미소와 마음을 잔잔히 만들어주는 글로 세상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한다.불교신문 자료사진

사람들은 혼자라는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한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도 어려우면 인터넷이나 SNS로 손을 옮긴다. 하지만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혼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님은 “기대감이 큰 사람은 삶의 중심을 자기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두고 살아간다. 나는 없고, 나 아닌 것들이 나를 지배하게 된다”며 “모든 가치와 기준의 생산자로서 자신의 삶을 열어가는 것이 바로 주인의 삶”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주인이 되면 삶은 혼자 있어도 즐겁고, 외부의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스님은 초조해하고 성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같이 한번 보자고 말한다. 한번은 외국에서 귀국하는 길이었다. 탑승이 한 시간 이상 지연됐다. 그때 사람들은 달랐다. 분노해 항의하는 사람과 태연히 책을 보는 사람이 스님의 눈에 들어왔다.

“상황과 무관한 자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늦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늦는 이유를 생각하거나 분노하고 초조해봐야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는 상황이 전부가 아니라 부분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자유롭고 여유롭습니다.” 스님은 이 조금의 자유와 여유가 바로 ‘삶의 품격’이라고 설명한다.

염불암에서 스님은 나무와 바람과 바다를 접하고 산다. 그리고 산 아랫마을에 ‘공황장애를 겪다가 남해로 와서 너무 평온한 날을 보내고 있는 노부부’를 비롯해 몇몇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산다. 가끔 커피도 마신다. 그 하나하나가 스님에게는 마음법문의 소재고, 삶을 함께 나누는 벗이다.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 바람에 마구 흔들리는 바다. 저 넓은 바다도 바람이 불면 부서지고 흔들립니다. 그러니 우리 세파에 흔들린다고 두려워하거나 체념하지 말아야 합니다. 흔들릴수록 더욱 빛나는 삶의 이치를 깨닫는다면 세상 모든 번뇌는 더없이 소중한 가르침이 됩니다. 저 넓은 바다도 때로 흔들리는데, 우린들 어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다시 아름다운 사람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한 단락 한 단락 책장을 넘기다 보면, 좁은 샘터에 있던 마음이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 고요하게 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성전스님은 월간 <해인>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불교신문을 비롯한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고 있다. 불교tv ‘뮤직에세이 편지’ 진행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관심> <삼천 년의 생을 지나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 등이 있다.

[불교신문3191호/2016년4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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