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나라’ 미얀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침 볼거리는 매일 인근 사원에서 거리로 이뤄지는 탁발행렬이다. 아침 7시가 되면 시내 곳곳에서는 일체의 묵언 속에 붉은 승복을 입은 스님들의 탁발이 시작된다. 아침 무렵이지만 기온은 이미 30도를 넘어선다. 게다가 탁발에 나선 스님들은 모두 맨발에다 여유로운 걸음이 아니라 잰걸음이다. 종을 치면 길잡이가 앞장서고 그 뒤로 수십여 명의 스님들이 공양 받을 발우를 들고 어린 스님부터 나이든 스님까지 줄지어 걸어간다.

탁발은 불교에서 수행자들이 지켜야하는 규율로 음식을 공양 받는 것으로 보시하는 것을 말한다. 동네 사람들은 음식물을 미리 들고 나와 꿇어앉거나 합장을 하고 스님을 기다리며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자신의 형편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여 공양한다. 스님 앞에 맨발로 예를 갖춘 후 공양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에서 부처님의 나라, 미얀마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의 긴 행렬은 언제나 볼 수 있는 아침 풍경이다. 여행 허가구역에서는 여행객들도 길가에서 파는 음식물이나 과일 등을 사서 직접 공양할 수도 있지만 탁발을 할 때 사진 촬영을 이유로 가로질러 간다는 것은 미얀마 사회에서 예의를 크게 벗어난 행동이다. 길거리뿐만 아니라 어떤 장소에서도 스님 앞을 가로질러 간다면 현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탁발을 마치고 각자 사원으로 돌아갈쯤이면 사원 주변에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난한 이들을 위해 스님들은 곧바로 나눔을 실천한다.

[불교신문3175호/2016년2월10일수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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