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을 보는 눈

북한이 지난 6일 전격적으로 4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 당국은 이날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이로써 수소탄까지 보유한 핵보유국 전열에 올라서게 됐다”고 발표했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재개한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남북관계는 다시 악화일로에 들어서게 됐다. 북미, 북중, 북일 관계 등이 악화하면서 당분간 한반도 정세도 긴장과 갈등의 대결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북한과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가들 간 강대강(强對强)의 대결구도가 구축되고 있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는 지난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 남북 민간교류와 대북지원 사업을 한시적으로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북한 핵실험으로 초래된 현재의 상황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으며 국민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민간교류와 대북지원 협력사업 등은 당분간 재검토해야 할 것이며 당분간 미뤄져야 하는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보다 강력한 대응 조치로 정부는 8일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이어 2015년 ‘8·25 합의’로 중단한 방송 재개로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작년의 전례와 같이 북한의 확성기 고사총 조준사격이 이뤄지고 남측의 맞대응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군사훈련까지 눈앞에 다가오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의 악화는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서도 꾸준히 화해 무드 조성을 위해 앞장섰던 불교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조계종 대북전담기구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5·24조치 이후에도 합동법회를 비롯해 만해스님 70주기 합동다례제, 북녘어린이 영양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도담도담’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15년 10월15일에는 남북불교도 100여 명이 만나 금강산 신계사에서 합동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종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은 2016년 새해를 앞두고 남북 불교도들이 연대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서신을 주고받기도 했다. 

4차 핵실험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한반도 정세에서 불교도 교류의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감한 정세 속에서 대결구도의 해소만 넋 놓고 바라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매우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사태다. 이 시점에서 북한의 추가적 무력시위는 반드시 자제돼야 한다. 우리 정부도 대북 강경정책만으로 대응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이상 사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원융무애의 정신으로 남북 당국이 대화의 길로 나아가 화쟁사상이 실현되는 날을 기대한다.

[불교신문3168호/2016년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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