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삼 교수 발표문 주목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소장 박동춘)는 지난 11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응송 박영희의 삶과 차’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응송스님(1893~1990)은 20세기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근대 선진 지식인이자 독립운동가였다. 망국의 한을 품고 독립운동에 일생을 투신했지만, 1937년 대흥사 주지를 맡은 이후 친일인사로 분류됐다. 1940년 창씨개명, 1941년 태평양전쟁 발발 등을 거쳐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본격적인 친일불교가 전개됐을 때 스님도 그 중심에 있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는 ‘응송 박영희 스님의 불교계에서의 위상’이라는 논문을 통해 스님을 근대 선진 지식인이자, 초의선사의 <동다송>과 <다신전>을 탐구해 차의 진면목을 파헤친 다승(茶僧)으로 재조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스님은 16세에 항일투쟁에 투신해 소년의병으로 활동하다 일본군 공격으로 몸을 피해 다니다가 1910년 대흥사로 출가했다. 대흥사에서 강원교육을 받으며 익힌 불교지식은 이후 불교 활동에 토대가 됐고, 만년에 다선일여의 삶을 살며 초의선사의 차문화 전수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런 의식의 소산이었다. 해방 이후 1946년 당시 동국대 교장이던 김영수 선생 권유로 동국대 강사로도 활동한 스님은 만년에 선과 차가 하나 되는 선다일여의 삶을 살았다. 초의선사가 지은 동다송(東茶頌)을 널리 알린 주인공 또한 스님이다.

정 교수는 “초의선사의 가르침대로 차를 채취하고 만들어 다맥(茶脈)이 이어지도록 한 것은 스님의 공덕”이라며 “실생활에서 살아있는 선을 차로 실천한 삶은 불교적 향취를 가장 온전하게 전해준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동춘 소장도 “초의스님의 후인으로 한국 차 문화에 기여한 공은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158호/2015년1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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