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일 이어진 즉문즉답 모음집

야단법석

법륜스님 지음/ 정토출판

 

법륜스님은 지난 2014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115일 동안 나라와 도시를 옮겨다니며 즉문즉설 강연을 했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와 중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등에서 교민과 현지인을 만나 법문을 했다. 세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질문은 대개가 현실적인 문제였다. 부부관계, 직장에서의 갈등, 부모 자식간 관계와 생계문제, 사회문제 였다. 그들은 질문을 통해 불교적 해결방법을 듣고자 했다.

한국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에 온 아기 엄마가 “육아와 공부, 살림을 병행하는 것이 너무 버겁다. 그런데 남편이 도와주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소연 했다. “만약 설악산 정상에 올라가다가 중턱 쯤 너무 힘들 때 올라갈지 말지를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겠습니까. 힘들어도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계속 걸어야 하고, 꼭 올라갈 이유가 없다면 내려가도 되겠지요.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설악산 꼭대기에 올라가되 힘이 들지 않는 방법은 없어요.”

다시 아기 엄마가 질문했다, “남편은 시간이 있거든요. 좀 많이 도와주면 좋겠는데요.” “남편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어떡합니까. 결혼할 때 다른 것이 좋아서 했지, 살림 도와달라고 결혼 한 것이 아니잖아요. 지금 집안 일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남편이 문제라는 생각은 관점이 잘못돼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변이다. 질문자 입장에서 다소 야속함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되돌아 생각하면 남편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뿌리째 바꿀 수 있는 가르침이다.

일본 오사카에서 즉문즉설 법회에서 한 사람이 질문을 했다. 선술집을 내고 싶은데 성공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답을 묻자 “장사 몇 달 해보고 안되면 깨끗이 포기한다는 각오로 하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게 되고 본전 생각 때문에 버티다가 집까지 날리고 가정불화의 씨앗이 된다”고 조언한다. 성공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되, 집착으로 인해 더 많은 것을 잃는 어리석음을 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이다.

아프다고 우는 사람을 다독이기 보다, 다시 일어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통해 행복의 본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법륜스님은 “화살을 맞을 경우, 누가 왜 쏘았는지 알려하기 전에 병원에 가서 치료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법륜스님이 115일동안 이어진 법문 가운데 주제가 다른 질문과 답, 102개를 선별해 실었다. 특별한 이야기보다 생활인이 보편적으로 겪는 질문을 중심으로 꾸린 것. 또 사회와 경제, 문명 등의 문제제기와 강연내용도 담았다.

“진리란 어렵지 않다. 재미있고 유익해야 한다. 재미가 있다는 것은 지금 좋다는 말이고, 유익하다는 것은 나중에도 좋다는 말이다. 지금을 위해 나중을, 나중을 위해 지금을 희생해선 안된다.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한다. 그런 기쁨이 지속되는 것이 행복이다.”

 

[불교신문3150호/2015년11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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