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조계종 구성원 아니었다’는 주장
분원장들은 어떻게 보나

종단이 선학원 정관에서 ‘조계종의 종지·종통 봉대’, ‘임원은 조계종 승려로 한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을 원상회복하는 취지의 가처분을 제기한 가운데, 선학원 이사회가 “선학원은 애초부터 조계종의 구성원이 아니었으므로 탈종한다는 주장이 성립될 수 없다”며 대응하고 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이 “대화를 통해서 화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선학원 측은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선학원 이사진의 주장을 분원장 스님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종단이 선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동참한 분원장 스님들은 한 마디로 선학원 이사진의 주장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선학원 분원장 스님 대부분이 조계종 승적을 갖고, 조계종 종도로서 살아왔고, 선학원에 분원 등록을 한 것 역시 선학원이 선대 조사 스님들이 설립했고 ‘조계종과 선학원이 한 뿌리’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분원장 스님들은 “조계종과 선학원이 분리되는 일은 막아야 하며 양측이 대화를 통해 화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선학원 분원장 A스님은 “선학원 이사들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선학원은 조계종 구성원이 아니라는) 분원장 스님들의 뜻과는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몇몇 이사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해서 비롯된 일이다. 선학원 이사진이 선학원 설립 당시 조사 스님들의 정신과 출가정신의 회복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화 통해 화합의 길 찾아야”

 

또 A스님은 “종단에서 관계 회복을 위해 선학원 특별교구 지정, 종회의원 배정 등을 제안했는데 이는 종단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충분히 제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학원이 대화의 장에 나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선학원 분원장 B스님은 “선학원이 조계종 구성원이 아니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분원장 스님들이 선학원에 등록한 것은 선학원이 선대 조사 스님들과 조계종 사찰에서 모금해 설립했고, 조계종과 선학원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많은 분원장 스님들이 조계종 종도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종단과 선학원이 분리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분원장 C스님도 “선학원 이사진들이 그동안 조계종 승적을 갖고 살아왔고 종단 주요 소임을 맡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조계종 구성원이 아니었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하며 “선학원 정관을 원상회복하기 위한 종단의 노력에 앞으로 더 많은 분원장 스님들이 동참할 것으로 생각한다. 종단에서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조계종과 선학원이 분열하지 않고 화합된 길을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143호/2015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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