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봉사단 ‘은행나무’

불교문화봉사단 ‘은행나무’의 자비나눔이 귀감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 일품인

‘크로마하프’ 음성공양

나이 세대불문 큰 호응

 

전국 군법당, 복지시설

찾아다니며 ‘자비 나눔’

사찰로 무대 확장 목표

3옥타브의 음역을 가진 아름다운 선율로 ‘천사의 악기’로 불리는 크로마하프(Chromaharp). 36줄과 21개 코드로 구성된 현악기로 한국전쟁 당시 국내에 들어온 이래 1980년대 창립한 한국크로마하프연주협회를 중심으로 저변이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크로마하프 연주로 문화포교에 나서는 불교모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2년에 10월 결성돼 크로마하프 연주로 음성공양에 나서고 있는 불교문화봉사단 ‘은행나무’ 회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모임의 이름인 ‘은행나무’는 ‘은은하게 행복을 나누는 무리’에서 따온 것으로 이들은 서울 양천구 목4동 주민센터에 연습실을 두고 매주 실력을 갈고 닦으며 포교현장에서 자비나눔을 펼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세안 은행나무 회장은 “우리가 배우고 익힌 재능을 필요한 곳에서 회향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사찰을 다니며 배운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어 불제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3기 회원을 모집해 현재 은행나무에 활동하고 있는 회원만 24명. 이들은 논산 육군훈련소를 비롯한 전국 군법당과 요양원 등 복지시설에서 1년에 10여 차례 공연한다. 더욱이 천주교, 기독교 등 이웃종교시설 초청공연도 진행하며 종교화합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국을 무대로 공연에 나서고 있지만 모든 운영비는 회원들의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조현주 은행나무 초대회장은 “처음 공연에 적은 인원으로 공연에 나섰을 때는 다소 어색함이 있었다”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적극적으로 음성공양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많아져 관객들의 호응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난해 은행나무 회원들이 논산 육군훈련소 군법당 호국연무사에서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공연하고 있는 모습.

은행나무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박헌종 크로마하프 강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연주모임으로 출발한 이들의 모임은 지난 1988년부터 봉사활동을 해온 박헌종 강사의 원력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문화 포교단’으로 거듭났다. 박 강사는 “회원 대부분이 목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불자들로 가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에도 열심히 활동해 주고 있어 항상 감사할 따름”이라며 “1기 8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현재는 20여명에 이르고 연주실력 또한 수준급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서 좋은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20대 군장병에서부터 80대 이상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만나는 만큼 찬불가는 물론 트로트, 아이돌 그룹이 부른 최신 대중가요, 동요 등 공연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2기 회원 강순희 씨는 “지난 육군훈련소 공연에는 최근 군입대한 아들이 보는 앞에서 연주하는 남다른 경험을 했다”면서 “더욱이 아들은 물론 모든 훈련병들이 뜨거운 호응을 해줘 큰 감명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은행나무는 올해 초 서울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예술동아리 페스티벌 참여단체로 선정돼 오는 10월25일 서울 강동아트홀에서 합동 공연을 올리는 등 불교계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내년 4월 그 동안 쌓아온 연주 실력을 사부대중에게 뽐내는 정기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다. 오희숙 은행나무 총무는 “음성공양을 다니며 기뻐하는 관객들을 보면서 회원들 역시 힐링이 되는 것 같다”면서 “더불어 그 동안의 실력을 검증받는 연주회를 통해 모임도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이들은 군법당, 복지시설 위주의 공연에서 지역 사찰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세안 회장은 “사찰에서 공연하고 싶어도 아직 외부단체에 대한 사찰의 문턱이 아직 높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정기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사찰에서 사부대중을 만나는 ‘108사찰 음성공양’에 나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불교신문3133호/2015년9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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