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옛길

삐야닷시 테라 지음 유미경 번역 / 달물

 

‘알고 실천하고 수행하라’

사성제·팔정도의 가르침

부처님 일화 통해 설명해

 

“습관화된 행동을 버리고

진리 향해 한발씩 나가면

목표인 자유에 이른다…”

 

인류에게 자유와 행복의 길을 제시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태어난 룸비니 동산 전경. 불교신문 자료사진

“걷고 걸어도 그대 세상 끝에 이를 수 없어라. 그대 거기 이를수 없음에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리. 그러나 깊은 지혜로 세계를 바라보는 이에게 진실로 그것을 보이나나, 성스럽게 살아온 이, 고요한 마음으로 거듭된 생의 끝을 보리라.”

부처님께서는 길에서 태어나시고, 길에서 가르침을 펴시다가, 길에서 열반에 드셨다. 그 길을 따라 순례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 명저 <The Buddha’s ancient path>가 <붓다의 옛길>로 번역됐다.

저자 삐야닷시 테라스님은 스리랑카에서 태어났으며 인도 나란다 대학에서 수학하고, 미국 하버드대 국제종교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98년 84세로 입적하기까지 남방불교를 서구에 널리 알린 인물이다. 책 번역은 초기경전과 빠알리어를 공부하고 있는 유미경 씨가 맡았다.

이 책의 핵심은 사정제와 팔정도의 가르침이다. 글이 쉬우면서도 매우 깊이있게 해설하고 있다. 책은 부처님 일대기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사성제’ ‘팔정도’ ‘열반’을 주제로 한 가르침에 집중하고 있다.

“붓다와 다른 종교의 지도자들을 구별짓는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붓다는 신이라든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한 인간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신도, 신의 화신도, 신화적 인물도 아니었다.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인간이었을 뿐이다. 외적으로는 인간이었지만, 내적으로는 인간의 상태를 뛰어넘은 존재였다.”

자칫 ‘괴로움’의 문제는 염세주의적 관점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20세기 초반 서구에서 불교에서 말하는 괴로움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면서 이러한 오류가 발생했다. 테라스님은 여러 경전의 가르침을 정리해 진취적이고 발전적 사상인 불교사상을 소개했다.

그러면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란 무엇일까. “바닷물이 오직 한 가지 맛, 짠맛만 있듯이 이 법도 오직 한 가지, 자유의 맛만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다시는 거기에 얽매이지 않을 것을 분명하게 전해준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진리는 바로 자유의 길이었던 것이다.

그럼 어떤 길이 자유로 가는 최상의 길일까. 괴로움에 대한 극복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더 괴로움에서 방황한다. 윤회하는 삶의 정글을 방황하는 원인은 이전에 갖고 있던 습관에 의해 집을 짓기 때문이다. 습관화된 행위나 사고방식을 버리고 한발씩 진리를 찾아가는 속에서 우리는 마지막 목표인 자유에 이르게 된다.

그 걸어가는 길, 부처님께서 밟으셨고 가르쳐주신 길은 무엇일까. 팔정도다. 점전적인 훈련과 실천, 그리고 수행을 통해 정신적 번뇌를 완전히 제거하면 최상의 행복과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 팔정도인 것이다. 저자는 “노력은 그대들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 여래는 가르치는 이일 뿐이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그 길은 모든 시대의 깨달은 분들이 지나갔고, 가르쳐 주었던 것과 같은 옛길이다. 고귀한 여덟가지 길이다”라고 설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처님의 여러 일화 가운데 사성제와 팔정도의 가르침을 직접 설한 장면을 주로 선별해 정리했다. 일화를 통해 부처님께서 설하진 내용을 전달하면서, 도표와 저자의 설명을 더해 구체적인 교리를 부연설명하고 있다. 또 일화가 나온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어, 인도의 당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제강점기까지 우리나라는 신비스런 존재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숭배했다. 시각이 ‘위대한 인간 석가모니’로 바뀐 것은 남방불교가 서구를 통해 다시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이 구체적 계기가 됐다. “인간 석가모니 부처님이 제시하신 자유와 행복의 길”을 담은 <붓다의 옛길>은 2600여 년전 부처님이 제시한 길을 따라 행동하고 수행하라는 지침을 담고 있다.

[불교신문3133호/2015년9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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