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휴명당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땅과 물, 바람이 조화이룬

전국 22개 명당터를 통해

마음의 힐링 찾아가는 여행

풍수지리학으로 볼때 봉황의 정수리 부위에 해당하는 설악산 봉정암은 국내 최고의 명당터다.

 

칼럼니스트이면서 우리 시대 이야기꾼으로 일컬어지는 조용헌 씨가 전국의 명당 22곳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출간하기 무섭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 <휴휴명당>에서 소개한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솟는 명당 22곳’은 어디일까.

 

명당이란 하늘과 땅, 바위와 물, 바람과 빛의 조화가 이뤄진 곳이다. 바위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물이 적당한 수분을 제공한다. 바람이 시원한 곳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해진다. 그냥 그곳에 머무는 것만으로 고요해진다. 조용헌 선생은 “인간은 1만 년 전부터 영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땅의 기운이 가장 강한 곳을 찾아 헤맸다. 그 정보가 불교와 만나 대부분 흡수되면서 스님들에 의해 풍수지리철학이 정립되고 사찰이 명당에 들어서게 됐다”며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찬 땅 명당에 며칠씩 머물면 몸이 건강해지고, 영성이 개발된다”고 전한다.

저자가 말하는 명당을 여행해 보자. 가장 먼저 꼽은 명당지는 남해 보리암이다. 많은 불자들이 기도를 위해 찾는 관세음보살 성지인 보리암은 어떤 지기(地氣)가 뛰어날까.

“영험은 바위에서 온다. 바위에는 광물질이 함유돼 있고, 이 광물질은 지자기를 지상으로 분출한다. 사람이 이런 바위에 앉아 있거나 잠을 자면 지자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인체 혈액속의 미네랄의 주요 성분이 철분인데, 철분으로 인해 지자기가 피속으로 들어간다.”

기를 받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뇌신경이 활발해지는 이치다. 조용헌 선생은 뇌세포가 활발해지면서 뇌신경의 특정 부분을 건드리면 관세음보살이나 산신이 나타나는 등의 종교적 체험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전국 명지 가운데서도 남해 보리암이, 보리암 내에서 석조 관음보살상이 서 있는 지점이 가장 기가 강한 곳이다”는 조언이다.

그렇다면 바위가 없는 태화산 마곡사는 왜 명당일까. 저자는 마곡사의 물에 주목한다. 대광보전을 활처럼 휘감아 도는 냇물을 자세히 보면 S자, 태극의 모양을 띄고 있다. “태극모양으로 물이 느리게 흐르면 주변에 수기(水氣)를 충분히 공급해 준다. 마곡사에 갈때마다 냇물의 흐름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늘 감탄한다. 마곡사는 교과서적인 명당”이라는 저자의 설명이다.

커다란 바위도, 굽이치는 물도 없는 갑사는 어떤 기운을 지니고 있을까. “갑사에는 장사가 많다. 우선 터의 기운이 좋다. 지맥에서 강력하면서도 거친 기운이 흐른다. 또 하나의 이유는 물 때문이다. 물에 각종 영양가 높은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 오랫동안 마시면 건강하고 힘이 세진다. 더군다나 갑사의 물은 북쪽에서 흘러 내려와 솟아나는 북간수다”는 저자는 계룡산 자체가 한반도의 정기가 모여 있는 곳이고, 갑사에 그 정기가 모여있다고 설명한다.

전국의 여러 명당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결국은 나에게 맞는 곳이 명당”이라고 결말 짓는다. 저자는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 글을 쓰는 공간인 ‘휴휴산방’을 마련해 머물고 있다. 그곳에 장작불로 방을 지피는 온돌 시설을 갖추고 “방이 지글지글 끓을 때, 등짝을 대고 누워 있으면 근육이 풀리면서 편안해지는” 공간을 만들었다.

“문장을 다루는 문필가에게 편백숲의 산책길이 있는 터는 명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명당은 어디인가. 자기에게 맞는 곳이다. 특히 잘 나갈 때보다는 몸과 마음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힘들 때에 위로해 주고 에너지를 주는 곳이 명당”이라고 글을 맺는다. 건축물은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쉼’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쉴 때 가장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그것이 명당인 셈이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명당, 나에게 맞는 명당 명승지는 어디일까.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땅과 물과 바람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불교신문3129호/2015년8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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