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지 다지며 부처님 본받아 공부에 힘쓰자는 항일노래

“자비(慈悲)가 너르신 우리 세존(世尊)도/ 미륵(彌勒)과 공부(工夫)를 경쟁(競爭)하셨네/ 우리도 세존(世尊)을 효칙(效則)하여서/ 본분(本分)에 면목(面目)을 차져봅시다.”

노동은 중앙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불교계 학교에서 독립 의지를 다지고자 부른 학도가(學徒歌, 청소년들에게 권학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 가운데 가장 처음 나온 ‘학도권면가’<사진>를 공개했다. 학도권면가는 불교계 학교 학도가이자 권면가다. 오랜 세월 닦아야 성불할 수 있는 것처럼, 소년 때 학도로서 힘을 쓰고 부처님을 본받아 공부에 힘쓰자는 노래이다.

이날 노 교수는 “권상로 스님과 김지순 스님이 1911년 3월 조선총독부 인가를 받아 같은 해 4월 발행한 <불세존기념창가>에 나오는 학도권면가”라며 “이번에 발굴한 <불세존기념창가>는 불교계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창가집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 교수에 따르면 권상로 스님이 찬불가를 모아 1925년 발간한 <은중경> 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책이라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창가집이 나온 이후 필사본을 통해 1920년대에도 계속 이 곡을 불렀고, 항일노래로서도 불렀다”며 “학도권면가는 가사인데 ‘학도가’라는 노래 곡조에 얹혀서 불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교수가 발굴한 <불세존기념창가>는 ‘열반일 기념가’ ‘성도일 찬송가’ ‘탄신 경축가’ ‘학도권면가’ 등으로 이뤄져 있다. 1911년 3월20일 교과용도로서 허가돼 전국 불교계 학교에서 도서로도 사용했다.

노 교수는 독립가와 항일가, 혁명가 등 일본의 조선 침략에 항거한 내용의 ‘항일노래’도 함께 공개했다. 노 교수는 “지난 4년간 중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독립운동가와 혁명가들이 일본의 침략에 항거한 내용을 담은 ‘항일노래’ 100여곡을 새롭게 수집했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기존에 발견된 250곡에다 이번에 새로 찾은 100여곡을 보태 역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항일음악 350곡>이란 항일 노래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중앙대 국악대학장을 지낸 노 교수는 ‘음악기학’ 등 400여 편의 국악 관련 논문과 <한국근대음악사> 등 30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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