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당 당원 ‘독립유공자’였다

 

26년 항일…국가유공자 서훈 추진

광복70주년을 앞두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우봉스님의 국가유공자 서훈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우봉스님(1898~1953)의 상좌였던 서울 운가사 수혜스님은 최근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공적조사서·평생이력서 등을 제출했다. 수혜스님에 따르면 우봉스님은 일제강점기 스님들의 비밀결사조직인 ‘만(卍)당’의 당원으로 활약했다. ‘비밀결사대 가입자는 만당 독립운동에 관한 사항을 문자로 표시하지 않는다’는 등 4가지 규약을 만들고 26년간 이를 실천하며 항일운동에 큰 공을 세웠다.

우봉스님은 3·1 운동 당시 보통학교 교사 신분으로 만세운동을 주도해 일본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후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석우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독립군에게 해마다 쌀 500석을 독립운동자금으로 보태는 등 독립운동을 비밀리에 지원했다. 또 용성스님과 만해스님의 지시를 받고 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전세동향을 파악하고, 상해임시정부 독립군에게 자금조달 등을 지원하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해방이후에는 중생제도를 위해 오로지 참선정진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947년 성철스님 주도로 행해진 문경 봉암사 결사에서 우봉스님은 도감(사찰운영) 소임을 맡아 정진했다. 1950년 6·25전쟁 발발하자 우봉스님은 양산 내원암 선원으로 옮겨 수행하다 1953년 9월6일 열반에 들었다. 수혜스님에 따르면 우봉스님의 장례식 때 열반소식을 듣고 모인 수 백 여명의 스님들이 스님의 투철한 독립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원장 자승스님)도 지난 7월14일 ‘국가독립운동유공자 공적 확인서’를 통해 이같은 우봉스님의 활동에 틀림이 없음을 확인했다. 수혜스님은 “우봉스님이 제2의 만해스님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며 불교계에서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불교신문3126호/2015년8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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