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섭스님 “과거사 정리 기본법 제정해야” 주장

오늘(7월29일) 서울 불광사에서 열린 제5차 대중공사 브리핑에서 ‘94년 종단개혁 정신과 종단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 가섭스님은 이같이 강조했다. 가섭스님은 그간 종단의 과거사 정리가 대중공의에 의한 역사적 평가와 정리 과정 없이 종단 내 주요 그룹들 간의 정치적 합의에 의해 사면 추진이 반복돼 불신이 쌓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이 신뢰할만한 인사가 참여하는 ‘과거사 정리기구’를 구성해 대중 공의를 모으고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부대중의 지혜와 용기를 믿고 대중 공의를 모으는 과정을 충분히 거칠 때 공동체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먼저 스님은 ‘종단 과거사 정리 움직임’에 대해 짚었다. 스님은 “진실과 화해라는 과거사의 책임 있는 정리 과정이 생략됐다”면서 “당사자의 발로 참회와 공동체 구성원들의 용서와 화함으로 이어지는 책임 있는 과정을 밟지 못하고, 온정적인 화합 차원에서만 추진됨으로써 분란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94년 개혁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과거사 정리과정에서 개혁대상과 개혁주체 모두 바람직하게 회향하는 차원에서, 94년의 경우 공론화 과정을 마련해 공동으로 성찰과 화해의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스님은 94년 종단개혁으로 불교 자주화와 종단 운영의 민주화 등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4년 종단개혁 5대 지표와 10대 실천공약을 현재적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그랜드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1년 전 마련된 ‘정법종단의 구현’ ‘청정교단의 구현’ ‘불교 사회적 역할 확대’ 등의 5대 지표가 여전히 종단에서 지속 추진해도 손색없는 지표라는 점도 강조했다.

스님은 대중공의의 심화, 삼보정재의 공영화, 사회참여 강화, 대승정법불교의 수행가풍 조성, 불교의 자주화 등 총 5가지를 종단 개혁정신의 계승방안으로 제시했다. 종단 운영에 있어 사찰운영위원회를 강화하는 등 사부대중의 실질적 참여를 확대하고, 사찰재정공개제도의 확대, 신도 및 신행단체의 사회적 활동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섭스님은 “대승정법불교의 출가자상을 정립하고 청규를 제정하는 한편, 21세기 스승이 될 수행과 교육 풍토 조성, 범계행위에 대한 공정한 법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불합리한 각종 법령을 제정비하고, 국고보조금 중심의 불사를 지양해 불교 자주화를 심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종단쇄신위원회의 4대 의제인 ‘승가청규’ ‘종단종무쇄신안’ ‘승가복지제도’ ‘선거제도’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종단 개혁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