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손님’ 연출 김광태 감독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한 영화 ‘손님’으로 데뷔한 영화감독 김광태 씨는 지난 19일 서울 진관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사회를 돌아보는 진솔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피리부는 사나이’ 모티브로

판타지 호러 장르의 데뷔작

 

집단 이기주의 ‘쥐’로 상징해

‘약속의 가치’ 스크린에 담아

유승룡 등 명품배우 대거출연

독일 전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쥐떼를 쫓아주며 맞닥뜨리는 기이한 사건과 핏빛 파국을 스크린에 담아낸 영화 ‘손님’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감독 김광태. 그는 보기 드문 판타지 호러 장르인 이 영화로 장편 상업영화 연출 데뷔를 했다. 특히 첫 영화에서 1000만 배우 유승룡과 드라마 ‘미생’에서 열연을 펼친 이성민, 영화 ‘한공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천우희 등 실력파 배우들의 명품연기를 이끌어 내며 신인감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배우들과 함께 무대 인사를 마친 김광태 감독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강원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숨 가쁘게 달려온 일정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휴식을 가졌다. 그에게 있어 재충전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평소 시나리오를 쓰다 심신이 지칠 때 자주 찾던 서울 진관사는 재충전하기 최적의 장소다. 산사의 고즈넉함과 북한산의 정취는 새로운 영감을 주는 힐링 그 자체다. 그는 “스트레스도 풀고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 예전부터 진관사를 자주 찾았다”면서 “불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찰에 오면 항상 마음이 편하고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아 좋은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0~30대를 영화판에서 조감독 등 스태프로 보낸 그의 데뷔는 다소 늦은 편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영화 속에 오롯이 담겨져 데뷔작에서는 신인답지 않은 원숙미가 느껴진다.

이 영화 시나리오 역시 자신이 직접 쓴 것으로 2013년 우연한 기회에 접한 ‘피리 부는 사나이’ 책 소개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약속’을 키워드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이 광기로 전환하는 모습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그는 “최근 사회적으로 인턴, 비정규직 등 고용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약속’과 묶으면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시나리오 주제로 선택했다”면서 “더불어 사회적 약자, 이방인 등으로 표현된 손님을 배척하는 집단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사회적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봉 직후 대거 등장하는 ‘쥐’ 때문에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가 엇갈린다는 평에 대해 “원작에 쥐가 있었고 또 굳이 다른 동물로 바꾸지 않은 것은 쥐가 공포를 준다고 생각했다”면서 “호불호가 나뉜다는 것은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는 것이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됐다면 감독으로서 만족할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9년 영화 ‘질주’ 소품담당으로 영화계 입문한 김 감독은 영화 ‘로드무비’ ‘스캔들’ ‘청춘만화’ 조감독을 맡았다. 2006년 시나리오 ‘사진사’로 경기영상위원회 경기창작지원프로그램 시나리오 부문 대상, 2010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NAFF 잇 프로젝트 선정 한국방송예술진흥원상을 수상했다. 차기작으로 히어로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 감독은 “영화 흥행결과를 떠나 데뷔작에서 유승룡, 이성민, 천우희 씨 등 명품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앞으로도 하심(下心)으로 약자를 챙기고 우리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진솔한 영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줄거리

 

영화 '손님' 스틸 사진.

1950년대의 어느 날, 떠돌이 악사 우룡(류승룡)과 영남(구승현) 부자는 서울로 가던 길에 우연히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들어선다. 시끄러운 바깥세상과 달리 촌장(이성민)의 강력한 지도 아래 모든 게 평화롭고 풍족한 마을이지만 단 하나,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떼들이 골칫거리다. 마을의 골칫거리인 쥐떼를 쫓아주면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영남이의 폐병을 고칠 목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우룡은 피리를 불어 쥐떼를 쫓아낸다. 하지만 그날 이후, 마을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불교신문3125호/2015년7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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