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정림사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총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등재가 확정된 지역은 구체적으로 공주 공산성, 공주 송산리 고분군, 부여 정림사지, 부여 관북리 유적, 부소산성, 부여 능산리 고분군, 부여 나성, 익산 왕궁리 유적, 익산 미륵사지 등 총 8곳이다.

이번 등재 결정 과정에서 세계유산위원회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산하 자문기구로서 문화유산의 등재 여부를 위원회에 권고)는 이 유산이 한국·중국·일본 동아시아 삼국 고대 왕국들 사이의 상호 교류 역사를 잘 보여준다는 점, 백제의 내세관·종교·건축기술·예술미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백제 역사와 문화의 특출한 증거라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백제역사유적지구는 6가지 등재 기준 가운데 두 가지를 충족했다.

1972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등장한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과 자연유산(Natural Heritage)의 두 가지로 나뉜다. 세계유산이 되기 위한 조건은 총 10가지. 세계유산협약을 더욱 구체화한 ‘세계유산협약의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에서 상세히 규정한 조건 중 1~6번은 문화유산에 해당하며, 나머지 4개가 자연유산 등재기준이다. 이들 중 어느 한 기준이라도 만족하면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

이번에 12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이 가운데 등재기준 (ⅱ)와 (ⅲ)을 충족했다.

등재기준 (ⅱ)는 “특정 기간과 문화권 내 건축이나 기술 발전, 도시 계획 등에 있어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의 증거”가 될 것을 요구한다. 이와 관련해 세계유산위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고고학 유적과 건축물은 한국, 중국, 일본의 고대 동아시아 왕국들 사이의 교류 증거를 보여주며, 그 교류의 결과로 나타난 건축기술의 발전과 불교의 확산을 보여주는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등재기준인 (ⅲ)은 “문화적 전통 또는 문명에 관한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백제역사지구의 수도 입지 선정을 통해 백제의 역사를, 불교 사찰을 통해 백제의 내세관과 종교를, 성곽과 건축물의 하부구조를 통해 백제의 독특한 건축기술을, 고분과 석탑을 통해 백제의 예술미를 찾아볼 수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사라져간 백제 문화와 역사의 뛰어난 증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들 유적에 대한 전반적인 관광관리 전략과 유산별 방문객 관리계획을 완성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공주 송산리 고분과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고분벽화와 내부 환경의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주기를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문화재청과 충청남도·전라북도 등 관련 지방자치단 체는 유네스코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함과 더불어 백제역사지구의 더욱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고대국가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새롭게 조명될 기회”라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세계화와 문화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시작으로 경주역사유적지구, 조선왕릉, 남한산성 등 모두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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