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님아…’ 진모영 감독, 호국연주사서 특강

지난 21일 17사단 호국연주사에서 진모영 영화감독이 특강을 통해 군장병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모든 게 성공과 먼 조건 속에도

주목받는 다큐멘터리 감독된 건

사자에 맞선 초원의 들개들처럼

적극적으로 맞서 극복했기 때문”

메르스 영향으로 타격을 입은 여느 군법당과 달리 지난 21일 오전 육군 제17사단 호국연주사 2층 법당은 발딛을 틈이 없을 만큼 군장병들로 가득찼다. 이날 법회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제작한 진모영 감독이 특별강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진 감독은 ‘님아…’를 통해 다큐영화계 역대 최대인 480만 관객 동원과 더불어 LA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 수상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함으로써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다큐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군장병들의 호응도는 뜨거웠다.

이날 호국연주사 법당은 평소 일요법회에 동참하던 17사단과 61사단에다가 3군지사 군장병까지 가세함으로써 2층 법당 공간이 모자라 계단과 1층 식당에서도 강연을 들을 만큼 인기 만점이었다.

간단한 불교의례에 이어 마이크를 건네받은 진모영 감독은 방송국의 외주, 하청, 비정규직, 프리랜서로서 활동하던 자신의 과거를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에 비유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방송국 외주 PD로 일하다보니 자신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A에서부터 Z까지 모든 게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다큐 영화 ‘워낭소리’가 관객 296만명을 동원하자 진 감독은 새 희망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진 감독은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로 해남, 사투리, 홍어, 지방대, 11학기, 비정규직, 외주제작 PD, 이혼,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노인이야기 등을 손꼽았다. 하나같이 성공과는 거리가 먼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꼭 그렇게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님아…’를 통해 세계적인 다큐 영화 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진 감독은 ‘야생’의 정신으로 힘겨운 현실을 극복해 나갔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아직 인생의 꽃을 피우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 초원의 ‘갑’인 사자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들개처럼 야생 정신으로 함께 뭉쳐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군생활이 헛된 시기라고 푸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인 야생의 자세를 배우고 함께 할 동료와 관계를 맺어가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간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입니다.”

17사단 김다빈 이병은 “미국 다큐 감독이 한국의 교육현실을 다룬 다큐 영화를 찍을 때 피관찰자로서 출연한 적이 있었다”면서 “다큐 출연 후 나로 인해 잘못된 인식을 갖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진 감독님을 통해 이를 해소하게 됐고 생각지도 못한 뜻 깊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진 감독과 군장병, 군인가족들은 법명사 인천불교대학 3기 졸업생들이 10년 동안 셋째 일요법회 때마다 직접 만들어 공양해주고 있는 라볶이를 함께 나눠 먹으며 남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진 감독은 이날 법회에 참석한 김영훈 3군지사령관이 3군지사 전 장병을 대상으로 ‘님아…’ 관람과 진 감독 초청 강연을 제안하자 흔쾌히 수락하기도 했다.

호국연주사 주지 원경 법사는 “이주현 호국연주사 유마회 회원이 불교아카데미에서 함께 수학한 대불련 광주지부장 출신인 진모영 감독님을 초청해 이날 법회를 열게 됐다”면서 “영화의 완성은 관객과의 만남이라는 진 감독의 말씀처럼 법회를 통해 장병에게 도움을 계속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116호/2015년6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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