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택 교수, 화쟁문화아카데미 종교포럼서 ‘실천불교’ 강조

화쟁문화아카데미(대표 조성택)가 6월27일 서울 사간동에서 제5차 종교포럼을 개최했다.

“관념·추상적 교리서 벗어나

감동 주는 ‘동체대비행’으로

불교만의 감수성 복귀” 주문

“지금 한국불교에는 감동이 없다. 종교가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생명체로 말하자면 생명이 없다는 말이다. 불교는 고유의 종교적 감성이 있다. 나 뿐 아니라 타인 그리고 인간만이 아닌 모든 생명의 고통을 공감하고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적 예민함이 그것이다. ‘역지사지’와 ‘공감’의 한계를 넘어선 동체대비(同體大悲)와 대승보살도(大乘菩薩道)로 실천적 불교로 거듭나야 할 때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가 6월27일 서울 종로 사간동 화쟁문화아카데미에서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는 불교’를 주제로 열린 제5회 종교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연하는 조성택 교수

조성택 교수는 오늘날 한국 불교가 지나치게 교리화, 원리화 돼 있어 일상의 가르침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한국불교 수행의 대부분은 일례로 대승불교의 ‘일체유심조’의 ‘유심’을 오로지 관념으로만 이해하려하고 이 세계를 설명하기 위한 이치 탐구에 집중되고 있다”며 “화두를 들고 선방에 앉아있거나 교리를 공부하고 경전을 통해 이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는 것이 곧 ‘불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엄밀하게 말해 ‘안다’는 것과 ‘실천’이라는 것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머리로만 가르침을 인식하는 것은 수행을 하는 것도 불교를 믿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불교가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는 실천불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온 주류불교전통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함께 감성의 복권과 보살의 정치적 각성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 교수는 “살생을 하지 않는 것은 업과 계율 때문이 아니라 상대가 겪는 고통에 대한 공감과 동정 때문”이라며 “관념적이며 추상적 교리에서 벗어나 감동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체대비행’으로서 불교만의 예민한 감수성을 복귀 및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미로서의 시민보살과 평범한 존재로서의 범부보살, 즉 합리적 의사결정의 주체이며 중생 스스로 다른 생명을 구원하는 능동적 주체로서의 존재들이 ‘법과 제도’라는 근대적 한계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정치적 각성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문제와 역사에 무관심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고 불교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사명을 자각해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출가승 중심의 종교엘리트 집단이 전승해온 경전만으로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재구성하는 보수적 소극성을 탈피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아들을 잃고 슬픔에 빠진 ‘키사고타미’ 일화를 예로 들며 고통을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는 점, 행위를 결(缺)한 깨달음지상주의로 그릇된 수행문화를 정당화하는 점 등을 한계로 지적하며 “여실지견(如實知見), 즉 고(苦)를 직시함으로써 이를 극복한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는 오늘날 불교가 극복해야 할 한계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3대 종교 학자들이 모여 한국 종교계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화쟁문화아카데미 제6차 종교포럼은 오는 7월25일 ‘성형 사회의 그리스도교’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불교신문3118호/2015년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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