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등 4건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三花嶺 石造彌勒如來三尊像)’ 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삼국유사>에도 조성내력이 기록돼 있는 신라시대 불상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644년(선덕여왕 13년)에 도중사(道中寺)의 생의(生義)스님이 꿈속에서 어떤 스님이 자신을 꺼내어 안치해 달라는 말을 듣고, 경주 남산 북봉을 찾아가 삼존상을 발굴해 '삼화령'(三花嶺)에 봉안했다고 한다.

이 불상은 신라 경덕왕 때의 스님 충담스님(忠談師)이 중삼중구절(重三重九節, 3월3일과 9월9일)에 차를 공양했다는 ‘삼화령 미륵세존’으로 비정(比定)됨에 따라 정확한 하한연대를 알 수 있는 고 신라 불교조각의 기준자료이다. 이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고 신라 불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조성유래와 조성시기, 조성 이후 충담스님의 헌다공양(부처님께 차를 올리는 공양) 등 불상에 담겨 있는 일련의 신앙행위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신라 시대에 화랑을 미륵의 화신(化身)으로 여겨 많은 미륵상을 제작한 역사적 사실과 신라화(新羅化)된 미륵신앙의 핵심적 단면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등 이 불상이 한국 불교조각사상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동국대 소장 문화재 봉수당진찬도.
이와 더불어 동국대가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도 대거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는 1795년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기 위해 행차했을 때의 주요 행사를 그린 8폭 병풍 '화성능행도병'(華城陵幸圖屛) 중 1폭이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이자 가장 중요한 행사였던 진찬례(進饌禮)를 그린 것이다.

능행도 병풍은 조선 시대 궁중행사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서, 양식적 특징은 물론 제도적인 면에서도 후대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1970년대 재일교포가 동국대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으로, 비록 낱폭이지만 작품성은 그 어떤 8폭 병풍이나 다른 낱폭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작품의 상태도 양호하고 화면구성이나 원근법 사용방식 등에 있어 18세기 말~19세기 초의 궁중기록화 양식을 잘 보여준다.
'희경루방회도'(喜慶樓榜會圖)는 1546년(명종 1년) 증광시(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임시로 실시된 과거시험) 문·무과 합격 동기생 5명이 1567년(선조 즉위) 전라도 광주의 희경루에서 만나 방회(과거 합격자 동기모임)를 가진 기념으로 제작한 그림이다.

회경루방회도.
보물 지정 예고 대상인 동국대 소장 '희경루방회도'는 1531년 시행된 신묘생진시(辛卯生進試)의 합격 동기생들이 1542년에 만나 제작한 '연방동년일시조사계회도'(蓮榜同年一時曹司契會圖)와 함께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16세기 방회도(榜會圖) 2점 중 하나이다.

인물을 묘사한 필치가 매우 생기 있고 활달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또 비슷한 자세의 인물을 같은 모양으로 판에 박은 듯 반복해서 그리는 형식적인 면이 적으며, 희경루 건물 묘사에서도 보이는 대로 그린 듯한 꾸밈없는 필치를 엿볼 수 있다.

보물로 지정예고 된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壺杅塚 出土 靑銅 廣開土大王銘 壺杅)는 1946년에 은령총(銀鈴塚)과 함께 발굴한 호우총(140호 고분, 노서동 213번지)에서 출토된 그릇으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415년(고구려 장수왕 3)에 제작된 광개토대왕의 호우 10개 중 현존하는 유일한 청동 유개합(有蓋盒, 뚜껑이 있는 그릇)으로, 고구려가 아닌 신라 고분에서 출토되어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이다.

그릇 몸체는 아가리가 안으로 약간 오므라든 형태로 연꽃 봉우리 모양의 동그란 꼭지가 달린 낮은 곡선형 뚜껑으로 덮여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옆으로 벌어진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릇 표면에는 돌출된 띠무늬가 3줄씩 두 군데에 있고, 밑바닥에는 4행 4자씩 총 16자(乙卯年國岡上廣開土地好太王壺杅十, 을묘년국강상광개토지호태왕호우십)가 새겨져 있다.

글자 위쪽 공간에는 ‘#’ 모양도 새겨져 있다. 뚜껑은 10장의 꽃잎 무늬로 장식된 꼭지를 중심으로 1줄의 양각선(陽角線)이 둘러져 있고, 그 아래로도 간격을 두면서 3줄씩의 양각선이 두 군데 둘러져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봉수당진찬도' 등 4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불교신문3117호/2015년7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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