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재미있게 쓴 에피소드 인도

자현스님 지음 하지권 사진/ 불광출판사

매우 생소하고 먼 나라

그러나 그 전통은

불교를 타고 동아시아와 함께

2000년 문화를 만들었다

익숙함 생경함이 공존하는

문화가 바로 ‘인도’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 현재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로 대표되는 인도이지만 부처님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는 성지로 전 세계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갠지스 강에서 목욕하면 죄가 씻겨 천국에 간다고 믿는 등 우리나라와는 멀리 있는 문화권으로 일반화된 상식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나라이기도 하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자현스님이 인도의 생소한 문화를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낸 책 <작정하고 재미있게 쓴 에피소드 인도>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3개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국내 최대 박사학위 소지자이자, 학술진흥재단 등재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수록해 인문학 분야에게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저자 자현스님은 이 책에서 동ㆍ서양문화를 넘나들며 인도문화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스님의 해박한 지식과 촌철살인의 재치로 버무려져 오해와 왜곡의 그림자를 벗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새벽의 갠지스 강은 낮의 소란스러움을 잉태한 채 언제나 묘한 매력속에 잠겨 있다. 사진은 인도 갠지스 강.

스님에 따르면 인도의 문화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됐다거나 불합리한 것은 아니다. 인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며, 그들의 문화전통에도 나름의 의미와 곡절이 내포되어 있을 뿐이다. 자현스님은 “인도는 매우 생소하기만 한 먼 나라”라며 “그러나 그 문화전통은 불교를 타고서, 2000년을 동아시아와 함께해 왔다. 즉 익숙함과 생경함이 공존하는 문화, 이것이 바로 인도”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 곳곳의 문화현장을 발로 뛰며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진가 하지권 씨가 찍은 사진 150여 장이 현지 문화를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하고 있다.

저자는 여행자의 눈에 비친 인도는 혼란과 경이로움이 교차한다고 말한다. 어디를 가나 소, 개가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오물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오래된 유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를 생각하면 남루한 행색의 수행자가 겹쳐 떠오르는 반면, 핵보유국이자 IT산업을 비롯해 첨단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영국으로부터 200년간 지배를 받았어도 기독교 문화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경제적으로는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르며 신흥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인도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인도 여행을 다녀왔어도 알쏭달쏭 의문만 증가된 이들에게 명확한 답변을 해준다. 그 토대는 바로 다름을 즐기려는 열려있는 마음이다. 독특하고 낯선 인도문화를 바르게 이해할 때 비로소 다른 세계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한층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인도는 불교만큼 친숙하지 않다. 부처님이 인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머리로만 이해할 뿐,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부처님은 인도에서 태어났고 불교의 탄생은 인도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전과 더불어 문화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부처님도 현재 스님들처럼 삭발을 했었다. 그럼에도 언뜻 보기에 파마머리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부처님은 하루 한 끼 공양만을 했음에도 왜 어떤 불상은 비대한 몸집의 형상으로 표현되고 있을까? 이러한 일들은 모두 시대적 요청이 반영된 결과다. 그래서 불상에 콧수염과 상투가 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미소를 머금기도 했으며, 때론 청춘의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 책은 낯선 인도문화를 발칙한 발상으로 해부하고 있다. ‘악마와 상대하면서 부인의 가슴을 만지는 인도의 신’ ‘불상에서 시작된 파마머리와 살인미소’ ‘길거리 캐스팅의 시작, 말리부인’ ‘사시사철 복날을 사는 인도 개’ ‘당당하게 얻어먹는 문화’ ‘목욕하면 죄도 함께 씻어진다’ ‘인도에 위치한 예수의 제자 도마의 무덤’ 이 바로 그것이다. 자현스님은 “불교는 친숙하지만 인도는 멀다”라며 “그럼에도 인도야말로 21세기를 맞아 우리가 앞으로 알아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문화권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 책이 인도문화와 관련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095호/2015년4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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