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참 익숙한 말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분들도 ‘요즘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아서’ 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심신이 지친 분들이 진료를 받으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질문하는 경우 또한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아픔을 주는 존재이므로 될 수 있는 대로 그것을 피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요인(stressor)’과 ‘스트레스 반응(생리적, 인지 및 행동적 반응 등)’으로 나뉜다. 즉, 원인과 그 원인에 대한 개인의 반응으로 나뉜다. 스트레스 요인의 경우 다양한 생활사들을 잠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간주하고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사건들에 높은 스트레스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등급을 매긴 표를 접하기도 할 것이다. 죽음, 이혼 등의 부정적 사건들도 있지만 결혼, 승진 등 축하 받을 일들도 스트레스 요인으로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만병의 근원’…발생 요인 다양

통제 밖이라면 반응 조절해야

명상 복식호흡으로 증상완화

이런 스트레스 요인 등급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비판은 개인의 특징이나 대처 기술과 자원 등을 고려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즉 같은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서도 개인마다 스트레스 반응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요인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예측할 수 없이 우리는 다양한 인생사에 노출된다. 하지만 우리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그 누가 사촌이 잘 살게 되어서 땅 사는 것을 막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사촌이 아무리 좋은 것을 가지게 되어도 배가 아프지 않도록 노력해 볼 수는 있겠다. 즉, 스트레스 요인은 막을 수 없어도, 스트레스 반응은 조절해 볼 수 있겠다.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해 우리가 가진 항상성을 벗어나는 경우 해당 요인에 대한 인지적 오류를 지닌 경우들이 많다. 흑백 논리, 지나친 일반화, 긍정적인 면의 평가 절하, 지나친 속단, 과대 또는 과소평가를 통해 스트레스 요인이 가진 부정적인 면을 크게 보게 되는 경우 우리의 몸은 급성 또는 만성으로 건강치 못한 스트레스 반응을 하게 된다.

이미 한없이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된 스트레스 요인은 ‘진정한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 상태이다. 물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심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서는 명상, 복식호흡, 다양한 이완기법 등을 통해서 건강치 않은 반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해 볼 수도 있겠다.

나에게 다가올 스트레스 ‘요인’들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다. 긍정적 마음,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는 스트레스 ‘반응’을 막아줄 것이다. 즉, 누군가에게 스트레스인 것이 나에게는 더 이상 스트레스가 아닌 상황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로부터 도망가려고 하지도 말고 스트레스와 싸우려 하지도 말자. 잘 다스린 스트레스 요인들은 우리의 정신과 신체에 자극과 각성상태를 유지시켜주는 필수적 요인으로서 좋은 힘을 줄 것이다.

[불교신문3090호/2015년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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