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BBS초대석’ 진행 마치는

최정희 현대불교신문 편집이사

불교신문으로 교계언론 첫 발

1990년 5월 BBS 개국과 함께

라디오 신행상담 프로그램 맡아

 

20년 넘게 방송과 인연 맺으며

신심 나는 목소리로 불법 전해

1975년 불교신문 기자를 시작으로 현대불교신문 편집국장에 이르기까지 올해로 41년째 불교언론인으로 역량을 펼치고 있는 최정희 현대불교신문 편집이사. 특히 최정희 편집이사는 지난 1990년 5월 불교방송 개국과 함께 라디오 진행을 맡은 것을 인연으로 수십 년 동안 방송포교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 편집이사는 최근 불교방송 개편으로 9년 동안 진행하던 라디오 ‘BBS초대석’의 마이크를 놓게 됐다.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정들었던 방송을 내려놓게 돼 서운할 법도 하지만 그는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면서 “내가 가진 재능을 불교를 위해 회향하는 기회를 준 방송국에 감사하다”고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최정희 편집이사와 불교방송의 인연은 불교신문 기자로 재직하던 1990년 불교방송 개국에서 비롯됐다. 그해 가을 라디오 신행상담 프로그램 ‘자비의 전화’ 초대 진행을 맡았다. 사전녹음이 아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초보 진행자. 어찌 보면 무모한 선택일 수 있지만, 청취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인터넷이나 방송매체가 많지 않았던 당시만 해도 사찰이나 불교단체에서 스님을 만나지 않고서는 신행상담을 받기가 어려웠던 만큼 생방송으로 스님들에게 직접 신행상담을 받을 수 있어 불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담당 작가 없이 오프닝, 클로우징 멘트까지 직접 썼다는 그는 “방송은 처음이었는데, 한 번 연습하고 바로 생방송에 들어갔다”면서 “그럼에도 방송을 거듭할수록 성열스님, 혜창스님, 해주스님 등 스님들의 노련한 지도로 신행상담에 목말랐던 불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고 회고했다.

20년 넘게 불교방송에서 방송포교에 매진해 온 최정희 현대불교신문 편집이사가 최근 ‘BBS초대석’ 진행을 마감했다. 사진은 최정희 편집이사가 불교방송에서 라디오 진행을 하는 모습.

당시 방송을 진행하며 불자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음을 실감케 하는 일화도 재미있다. 그는 “한 번은 스님과 전화연결된 여성 불자가 ‘왜 절에서 예수님 제사를 지내냐’고 항의성 질문을 던져 모두 당황했다”면서 “알고 보니 살아 있는 사람의 사후를 위해 공덕을 쌓는 의식인 ‘생전예수재’를 착각해서, 스님께서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고 오해를 푼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웃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만큼 당시 불자들이 불교에 대해 잘 모르던 시대였다”면서 “또 택시기사들이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보면서 방송포교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지금은 불교시대’ 진행, 라디오 ‘무명을 밝히고’에서 불교계 문화소식을 전하는 고정패널 등으로 불교방송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2006년 맡게 된 ‘BBS초대석’은 최정희 이사의 대표 진행 프로그램이 됐다. 지난 10일 마지막 방송을 녹음하기까지 9년 동안 모친상을 당했을 때를 제외하고 매주 방송을 진행했다. 그동안 바뀐 담당 PD만 10명, 방송에 초대된 인사만 600여 명에 이른다.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스님 등 종단 원로, 중진 스님에서부터 이수성 전 국무총리, 안숙선 명창 등 사회 각계 인사를 초청해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호평을 얻었다. 최 이사는 유명인사 보다 자신의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묵묵히 자비행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스님과 불자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기업체를 운영하며 외국인노동자를 도왔던 김광화 대표, 마라톤으로 자비를 실천하는 진오스님 등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출연자를 보면 감화돼 환희심이 난다”면서 “나도 모르게 나눔에 동참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언론 및 방송매체를 통한 불법홍포에 진력한 공로로 포교대상 원력상, 불교언론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그동안 즐기면서 편하게 방송한 만큼 후회는 없다”면서 “불자로서 내가 가진 능력을 불교를 위해 나눌 수 있어 큰 보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불교언론인으로 자긍심을 갖고 신심으로 정법을 전하는 후배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불교신문3083호/2015년2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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