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한국인의 종교…’를 읽고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조사 보고서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뒤늦게 홈피에서 공식 발송한 문서를 열어보았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에서 공익차원에서 자체 조사를 한 것으로 1984년, 1989년, 1997년, 2004년에 이어 2014년 제5차 비교조사를 실시해 지난 30년간의 변화를 추적한 것이다. 그 내용은 종교실태, 종교의식 종교단체와 종교인에 대한 인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조사는 2014년 4월17일~5월2일(3주간), 전국(제주제외)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추출로 조사원이 인터뷰한 것이다.

우선 조사내용만을 보면, △한국의 종교인구분포 1984~2014 △가족의 종교 △생활 속의 종교 비중 △종교인의 신앙시기 △신앙기간 △의례참여 △종교적 헌납빈도 △비종교인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 △비종교인의 호감종교 등 10개 항목이다.

요즘 불교계에서 이 조사가 회자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자세히 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기로 한다.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답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한 두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문제의 핵심은 불교가 한국에서 우위 종교의 자리를 내놓아 준 것이 이미 오래된 이야기인데 아직도 혁신적인 답이 없다는데 있다.

종교실태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주 1회 이상 종교 의례에 참여율이 개신교인 80%, 천주교인 59%, 불교인 6%인 점이다. 불교인의 경우 52%가 일년에 1~2번 이하로 절에 간다고 답하고, 기독교인 다수가 주간 종교 의례에 참여한다고 답하였다.(불교는 연간 의례 참여가 더 보편적)

따라서 불교인은 1년에 1~2번 시주(45%)에 비해 기독교인의 ‘십일조(본인 수입의 1/10) 이행율은 2014년 개신교인 68%이고, 천주교인 36%로 역대 최고를 보이고 있다. 절, 교회, 성당에 가는 것이나 시주, 십일조 등은 대표적인 종교적 활동이다. 이 항목은 한마디로 불교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불교계 혁신을 주장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특히 공의를 통하여, 또는 언론 등 지면을 통해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1994년 개혁회의를 떠올리고, 그 때의 개혁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에 통탄을 한다. 그 많은 희생을 치르고 이룬 개혁표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곳에서 묻고 싶은 점이 있다. 개혁에 참여했고, 현재도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였는지, 곁에 있던 우리들은 자신의 이익을 앞세워 시대를 잘못 읽지는 않았는지! 승속을 막론하고 스스로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실천에 옮기며 ‘풀뿌리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지 말이다.

단지 비판에만 머물고 자신은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인욕선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땅에 깔아 부처님 발 앞에 드리웠듯이 나 자신부터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내려놓고 대중을 선도하고 이끌었는지 묻고 싶다.

올해 10년 만에 인구센서스 조사에 들어간다 한다.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자명할 것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세월을 놓쳐 그 소가 영영 다른 집의 소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부처님과 역대 조사에게 죄인이기만 하다. 크게 각성하고 각성해야 할 일이다.

[불교신문3084호/2015년2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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