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모둠으로 나눠 향후 대중공사 의제 선정위해 열띤 토론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출범식에서 이어 오후1시부터 전체토론과 대중공사에서 논의될 주요 의제들을 선정하기 위한 모둠토론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통계로 본 한국사회와 종단의 현실’을 주제로 진행된 전체토론에서는 이상봉 결사추진본부 사무국장이 통계를 통해 교구별 사찰 증감 현황, 출가자 감소 문제 등 종단이 처한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이미지 연상하기와 ‘감사 창의 용기 책임 탁월 헌신 배려 열정 화합 진실’ 등 제시 단어를 보고 문장 완성하기를 통해 종단 100년 대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체 토론 후 대중공사 참가자들은 12~13명 정도 조를 나눠 총 10개 모둠으로 나눠 펼쳐졌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주경・진화・종우・목종・진명・마가스님과 성태용 교수, 이채은 대불련 회장, 손석춘, 유지원 등과 함께 6조에 참가했다. 모둠토론은 자기소개와 모둠의 이름을 정하는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6조 모둠의 이름은 ‘꽃다발’. “다양한 꽃들이 한 데 모여 향기를 내는 꽃처럼 다양한 의견을 모으자”는 취지로 이채은 대불련 회장이 모둠의 이름을 제안했고,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박수로 결정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대중공사 의제 선정을 위해 논의를 펼쳤다. 각자가 생각하는 종단의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 할 의제들을 메모지에 적어 벽에 붙인 뒤, 모둠의 공통된 의제를 도출했다. 특히 청정승단을 위한 승풍진작과 승가교육의 다변화, 승가공동체 회복, 불교에 대한 신뢰회복 등 현대 사회에서 바람직한 불교의 모습과 수행자상을 확립하기 위한 목소리가 높았다.

사찰 재정을 공개하고 정부의 재정 지원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정투명화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사회와 소통하고 참여하는 불교, 사회 갈등과 아픔해소를 위해 동참하는 불교 등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토론을 통해 꽃다발 모둠은 △미래 젊은 불자 양성을 위한 지원과 교육 시스템 마련 △승가의 위상과 역할 정립을 통한 승풍진작 방안 △사찰의 재정 투명화 방안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제고를 위한 사회참여 방안 수립 △사부대중 참여를 통한 종단의 공동체적 운영을 위한 제도 마련 등 5가지를 모둠의 의제로 선정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자유토론을 통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성태용 교수는 “스님들의 교육제도가 과도기에 있다. 승가대학원은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생 확보가 안 되고 부실 운영되고 있다. 승가대학원을 통폐합 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교육원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과제 가운데 하나다. 무거운 주제다. 출가자 감소에서 오는 문제다”라며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과제로 따뜻하고 친절한 불교를 제시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처음 절에 오는 사람, 절에 오고 싶은 사람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사람이 없다”며 “사찰을 찾는 일반인들을 위해 스님들과 종무원들이 더 친절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종스님도 “절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온 이들에게 조금만 안내하면 다음에 다시 절을 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스스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석춘 교수는 종단 변화에 대한 집행부의 의지와 열정을 강조했다. 손 교수는 “조계종단 안팎의 모습은 집행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실 분석은 날카롭게 하고 있지만 왜 자꾸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가”라고 질문한 뒤, “자성과 쇄신결사에 많은 스님들이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현 집행부가 열정을 보였으면 좋겠다. 의지만 갖는다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경스님은 “종단에서는 신도들과 스님들의 온도차, 종단 소임을 보는 스님들과 아닌 스님들의 온도차가 존재한다”며 “종단과 스님들이 지난 10년, 20년 사이에 엄청나게 변화해 왔지만 신도들은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종단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출가와 재가가 선을 맞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정화 이후 불교가 자리매김을 위해 활동하는 동안 그동안 불교가 사회에 기여한 바가 없다. 학교 건립이나 민주화를 위해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자연히 불교가 신뢰받을 수 없다. 상구보리만 있지 하화중생은 없다”고 종단의 현실을 진단했다.

또 총무원장 스님은 불교계가 수행자의 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스님은 “젊은 수행자들이 최소한 이렇게 살다가 죽어야겠다는 마음과 원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줘야 한다”며 “뭐 하나 목숨 걸고 하는 일이 없다. 이른바 군인들에게 군인정신이 있는 것과 같이 스님들에게는 ‘중 정신’이 없다. 우리가 안 심어줬고, 우리 역시 배우지 않았다. 교육 사업을 통해 ‘상구보리 하화중생 하다가 죽어라’ 하는 원력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쇄신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각도만 5도 틀자. 변화한다. 조급해하지 말아라. 욕을 먹어도 꾸준히 갈 수 밖에 없다. 자성과 쇄신, 대중공사의 결과는 10, 20년 뒤에 나타난다. 각도를 틀고 있다. 찾아오는 불자들에게 친절하게, 다정다감하게 하자. 이런 역할을 할 때 하루에 한 명에게만 친절하게 베풀면 된다. 조그만 부분부터 생각을 바꿔가자. 100인 대중공사를 통해 각도만 틀자. 성과물을 내려고 하지 말자. 100인 대중공사는 꾸준히 지속되면 된다”고 당부했다.

성태용 교수는 “사홍서원을 매번 하지만 스님들과 재가 불자들의 서원이 없다”며 “현실에서 각자 서원 갖기가 중요하다. 구체적인 서원을 갖는 운동 같은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각 모둠도 대중공사에서 논의될 의제 5개와 즉시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의제 1개를 선정했다. 모둠 토론에서 논의된 의제들은 이후 종합토론을 통해 향후 대중공사에서 매월 1가지 주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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