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불법수행

현대불교 엮음 / 여시아문

1927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대행스님은 어려서부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하는 근본에 대한 의문을 참구하다 1950년 불문에 귀의했다. 10여년간 산중생활을 통해 불법의 궁극적인 도리를 체득한 스님은 중생교화에 뜻을 두고 1972년 지금의 한마음선원을 세웠다.

대행스님의 가르침은 정신과 물질, 인간과 자연, 종교와 과학을 아우르며, 서로 조화를 이루고 발전하는 공생의 길로 이끌고 있다. 불교는 지금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땅에서 맛보고 꽃 피울 수 있는 진리임을 알게 하고자 평생을 매진했던 스님은 2012년 한마음선원 본원에서 입적했다.

<생활속의 불법수행>은 대행스님의 신행문답집이다. 380여개의 질의응답이 실려 있다. 1994년 10월 현대불교신문 창간호에서부터 지령 143호까지 지상에 연재했던 ‘길을 묻는 이에게’를 주제별로 정리하여 묶은 것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문답은 남편의 외도에 괴로워하는 여성을 향한 대행스님의 법문이다.

“나온 자리에 되놓아서 먼젓번 입력된 것이 지워지도록 해야 하겠지요. 녹음테이프를 지우듯이 말입니다.” 여기까지는 쉬 이해되지 않는다. 스님은 이어서 답한다.

“그렇기에 주인공 자리에 놓고 관하라고 했습니다. ‘주인공! 당신만이 해결할 수 있어. 되는 것도 당신이, 안되는 것도 당신이 알아서 처리해’하고 믿고 놓고 관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주인공보고 해결해달라고 조르라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둘이 되어서 안됩니다. 언제나 믿음이 중요한데 믿지를 않으면서 바란다면 이게 우선 제대로 놓아지질 않는단 말입니다. 그러니 한 생각 크게 돌려놓고서 대처하세요.”

개종하라고 성화를 부리는 주변 때문에 힘들다는 불자의 하소연에 대행스님은 불교의 진정한 가르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처님께서 종노릇이나 하라고 가르치신 게 아닙니다. 눈뜬 장님 되지 말고, 귀머거리 되지 말고, 절름발이 되지 말고 당당하게 이 우주천하는 모두 네 마음에 직결되어 있으니 천상천하에 우뚝하라고 하신 뜻을 잘 알아야 합니다.”

[불교신문3068호/2014년12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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