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전계사 혜남스님,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추계 학술대회서 ‘강조’

“창건주 스님이 원영사 중창법회에서 <화엄경>을 강설하신 정신을 이어 받아 현재 통도사에서는 해마다 음력 동짓달 초하루부터 그믐까지 한 달간 화엄산림법회를 이어오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원산스님)와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회장 이진오) 주최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혜남스님(통도사 전계사·사진)은 ‘화엄경과 통도사’란 제목의 기조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창건주는 자장율사이다.

11월29일 영축총림 통도사 성보박물관 문화센터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혜남스님은 “옛날에는 특별한 불사가 있을 때는 그 때마다 소임방(所任榜)을 짜고, 그 행사에 대해서 잘 알고 그 행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소임자를 선출했다”면서 “해담치익(海曇致益) 대율사와 경봉정석(鏡峰靖錫) 대종사를 꼽는다”고 밝혔다.

혜남스님은 경봉스님에 대해 “해담스님과 함께 오랫동안 화엄법회를 주관하다 해담스님 입적 후에도 계속 화엄법회 법주로 활약했다”며 “스님은 항상 <화엄경>을 보라며 화엄경 십회향품을 봐야 보살의 원력을 알 수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혜남스님은 “해담, 경봉 두 스님의 뒤를 이어 노천월하(老天月下) 대종사를 비롯한 수많은 화엄종사들이 오늘날까지 화엄산림법회를 이어오고 있다”며 “그 근원은 창건주 스님부터 발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혜남스님은 통도사 불이문에 구하(九河)스님이 내건 ‘원종제일대가람(源宗第一大伽藍)’이란 편액과 관련 “친일파 이회광이 일본 조동종과 야합하여 만든 원종(圓宗)을 반대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원종(源宗)은 불법의 근원을 종(宗)을 삼는 다는 뜻으로, 교판적인 시각으로 볼 때 불법의 근원은 최초 설법인 화엄경”이라고 지적했다.

혜남스님의 기조발표는 1970년대 초반부터 매년 빠짐없이 지속되고 있는 통도사의 화엄산림에 대한 역사적 전통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한편 통도사와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추계학술대회는 ‘화엄사상과 통합의 시대 - 분단과 분열의 시대에 화엄학의 의의’라는 주제로 열렸다.

혜남스님의 기조발표 외에도 △화엄학의 태평성대적 기상(위도유, 김진무) △분단시대의 극복을 위한 화엄학적 조망(고영섭, 윤종갑) △인간중심주의 근거로서 화엄경(이시이 코세이, 이태승) △세계화와 화엄사상(이찬훈, 김영필) △다양한 철학사상을 배경으로 한 중국의 화엄교학(신규탁, 임상희) 등에 대한 발표와 논평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개회식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은 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화엄사상이 세계화될 때 모든 생태계가 보존되고, 세계평화가 이뤄진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화엄사상이 인류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병 부산교수불자연합회장(부경대 교수)은 축사에서 “학술대회가 확산되어 화엄의 빛이 통도사를 비롯한 온누리에 가득하게 내려, 마음의 빛이 인류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오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장은 개회사에서“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불교와 동아시아불교 연구의 장을 여는 실마리가 마련된 의미 있는 자리”라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통도사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불교신문3064호/2014년12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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