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연구회 세미나

“천태지의와 원효는 사상적 계열도 다르고 활동무대도 다른 인물이지만, 이 두 사람의 ‘무애도’와 정토사상은 공통적 요소가 있다. 이 둘을 서로 합쳐보아야 그 의미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이병욱 고려대 박사는 불교학연구회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이 지난 11월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동아시아 속의 원효’를 주제로 연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박사는 무애행과 정토사상을 중심으로 천태종을 일으킨 중국의 천태지의(538-597)대사와 한국불교의 대표적 사상가인 원효스님과의 사상적 공통점을 모색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천태지의 스님은 선정(禪定) 상태에서도 계율 사항을 잘 지키는 것을 강조했다. 원효스님의 계율관도 공의 관점을 지키면서 중도의 관점에서 행위의 내면세계를 중시하는 ‘무애행’을 주장했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이 박사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탐욕을 긍정할 수도 있고 탐욕을 끊는 수행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천태지의 스님의 ‘무애도’는 중생을 구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또 천태지의 스님과 원효스님의 정토사상을 각각 비교했다.

이 박사는 “천태지의는 삼행삼매에서 염불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결국 모든 것이 꿈과 같다는 것과 극락정토에 태어나는 것이라고 해서 공의 관점에서 정토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효스님이 주장한 ‘유심정토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자신의 마음이 청정하면 사바세계가 극락정토라고 말한 것이 원효스님의 정토사상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박사는 “천태지의가 원효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 어느 정도 인지 정확히 제시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불교사상을 폭넓고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상적 계열과 국가의 차이를 넘어 거시적 안목으로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세미나에서는 배경아 동국대 박사가 ‘원효의 진리론 논증’, 권오민 경상대 교수가 ‘원효 교학과 아비달마’ 등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불교신문3064호/2014년12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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